中관리, 홍콩의회 첫연설 "반대, 민주주의로 착각 말라"

입력 2023-04-17 09:59  

中관리, 홍콩의회 첫연설 "반대, 민주주의로 착각 말라"
2019년 반정부 시위대 점거 의회서 "시위, 유일한 의견 표현법 아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중국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 관리가 16일 홍콩 입법회(의회)에서 "반대를 민주주의로 착각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중국 정부 관리의 홍콩 입법회 방문과 연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더스탠더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HKMAO)의 샤바오룽 주임은 전날 홍콩 입법회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
홍콩 언론이 참석자들의 전언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입법회 의원 89명 중 80명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해당 행사에서 샤 주임은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 제기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반대 의견의 존재가 질적 민주주의와 동일하지는 않다", "시위는 유일한 의견 표현법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홍콩 입법회 청사는 2019년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한때 점거됐다.
당시 청사 건물 벽에는 반정부 구호와 함께 "중국 공산당 타도",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는 등 반중국 정서를 표출하는 구호도 내걸렸다.
입법회 청사 점거와 함께 시작된 홍콩 반정부 시위는 이후 반년 넘게 거세게 일어났고, 이에 놀란 중국 정부는 이듬해 홍콩국가보안법을 직접 제정해 시행했다.
중국 정부는 나아가 '애국자'만이 출마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했다.
그 결과 2021년 12월 치러진 입법회 선거는 민주 진영의 불참 속 친중 진영만 참여했고 시민들의 무관심 속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홍콩 입법회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샤 주임은 홍콩 의원들에게 정부의 행정을 지원하고, 관심을 끌기 위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는 삼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을 예로 들면서 "민주주의는 타협할 수 있다"고 말했고, "서양 민주주의에도 단점이 있기에 외국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되며 홍콩은 자신의 길을 탐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들의 단합을 촉구하면서 지난 몇년간 입법회에서 벌어진 혼란이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렁 홍콩 입법회 주석은 "중앙 정부 지도자가 입법회를 찾아 의원들과 소통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홍콩국가보안법과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愛國者治港)는 원칙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샤 주임은 지난 13일 엿새 일정으로 홍콩 시찰에 나섰다.
그의 홍콩 시찰은 지난달 중국이 홍콩 업무에 관한 보고 라인을 국무원(내각)에서 공산당 직보로 변경한 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달 당정 기구 개편에서 당 중앙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 신설을 결정하며 홍콩 문제에 대한 당 중앙의 지휘 및 관할권을 강화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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