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으로 보릿고개 넘는 전자업계…삼성·LG '가속 페달'

입력 2023-05-01 06:11  

전장으로 보릿고개 넘는 전자업계…삼성·LG '가속 페달'
IT 수요 위축에 TV·반도체 부진…전장이 '실적 효자' 노릇
삼성·LG 전장 사업 1분기 최대 실적…부품사도 투자 가속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로 IT·가전 업계가 보릿고개를 넘는 가운데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이 점차 결실을 보고 있다.
수요 위축 여파로 맥을 못 추는 TV와 반도체를 대신해 전장 사업이 '실적 효자'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물론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 등 부품업계도 전장을 미래 먹거리 삼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하만, 1분기 영업익 작년비 30% 증가…페라리에 차량 솔루션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자회사 하만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1천700억원, 영업이익 1천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18.7%, 영업이익은 30% 늘어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냈다.
경기침체에도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 이런 호실적을 낸 것이 고무적이다.
2017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은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카 오디오 시장 점유율 1위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인수 후 실적이 신통치 않아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지만, 차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코로나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등 어려운 외부 경영환경에도 최고급 차량 중심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판매가 늘었다"며 "디지털 콕핏, 디스플레이[228670] 관련 수주에서도 견조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SW) 등 IT 기술 경쟁력이 접목되면서 차츰 시너지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하만은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안전운전 지원 솔루션인 레디 케어(Ready Care), 차량용 디스플레이 레디 디스플레이(Ready Display), 차량 내 기능을 스마트폰처럼 손쉽게 업데이트하는 솔루션인 레디 업그레이드(Ready Upgrade) 등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 하만은 올해 초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와 레디 업그레이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페라리의 일반 차량 외 레이싱 차량에도 해당 기술이 적용돼 '2023 포뮬러 1'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 LG전자 전장 1분기 역대 최대…"연말 수주잔고 100조 넘을듯"
LG전자도 전장(VS) 부문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장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천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2013년 VS사업본부를 만들었지만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장 부문은 2015년 연간 50억원의 흑자를 낸 이후로 줄곧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AG의 프리미엄 전기차 2022년형 EQS, 르노의 전기차 메간 E-테크(Tech),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 등에 채용되고 있다.
특히 EQS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지난해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디스플레이 위크 2022'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제품에는 곡면의 유리 성형, 표면 처리, 디스플레이 접합 등 LG전자의 차별화된 기술이 집약돼있으며,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초고화질 해상도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LG전자가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노하우가 전장 사업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계는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 차량 외관은 물론 인테리어와 차내 편의 기능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LG전자는 60년 이상 가전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장사업에서도 고객사와 최종 소비자에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ZKW는 헤드램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LG전자 전장사업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80조원을 돌파했으며 증권가에서는 올해 말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부품사도 전장이 실적 효자…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
경기침체 속에서 전자부품사들도 전장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66%, 60.4% 감소했다.
PC와 스마트폰 등 IT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최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파워트레인, 제동장치용 등 다양한 전장 MLCC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장용 MLCC는 거래처 다변화로 올해도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고부가 제품 확대와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장용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황 불확실성 속에도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혁신 트렌드는 지속되고 있다"며 전장 부품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제품군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전장부품 사업이 실적 버팀목이 됐다.
실적 부진 속에서도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천81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에도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용 부품인 배터리관리시스템, 통신모듈 등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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