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우예권 "베를린 오면 충전…K클래식의 저력은 절실함"

입력 2023-05-03 08:30  

[인터뷰] 선우예권 "베를린 오면 충전…K클래식의 저력은 절실함"
"가슴으로 오는 음악 선택…힘들게 살아온 우리 역사 자양분"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2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오면 기운이 충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콩쿠르 8관왕인 K-클래식 대표주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독일 베를린에서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편하지만 지쳤었는데 이상하게 베를린에 오면 집에만 있어도 충전이 된다"면서 "날씨가 좋으면 공원에 나가거나 집 주변 거리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만 15세 때인 2005년부터 11년간 미국에서 생활했던 그는 이후 독일로 옮겼고, 친한 친구들을 따라 베를린에 정착한 지 4년이 됐다.
그는 이번 주 다시 일본에 갔다가 한국에서 녹음한 뒤 다음 달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연주하고, 월말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서울시향과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9∼10월에는 리사이틀 투어를 앞두고 있다.
선우예권 피아니스트는 "새로운 프로그램 준비하고 있어서 시간이 타이트해서 연습을 좀 많이 해야한다"면서 "많을 때는 하루 6시간씩 연습을 한다"고 털어놨다.
한 곡을 준비하는데, 어느 정도가걸리느냐는 질문에는 "1주일 내에도 할 수는 있지만,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다"면서 "20대 후반까지는 3일 내 한 곡을 준비한 적도 있지만, 그 이후로는 단기간에 하는 것은 꺼려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직전 우승자로서 연주순서 추첨과 연설을 했고,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는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한 그에게 심사시 원칙을 묻자 "더 가슴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선택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기술적 측면에서 월등하고 뛰어나면 점수가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걸 떠나서 이 사람이 뭔가 감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주나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선우예권 피아니스트는 K-클래식의 저력은 한국인들이 뭔가 한 가지 일을 선택하면 그 일에 대해 파고들며 끝까지 모든 것을 쏟아내는 절실함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힘든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성과가 나는 것"이라며 "우리가 힘들게 살아온 역사를 어렸을 때 배운 것도 큰 자양분"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독 수교 140주년 홍보대사로 위촉된 선우예권 피아니스트는 가장 좋아하는 독일 음악가로는 슈베르트, 슈만, 베토벤을, 한국인 음악가로는 작곡가 진은숙을 꼽으면서, "음악인으로서 공연을 통해 한독관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곡을 많이 접하지는 않았는데 진은숙 작곡가의 곡을 최근 많이 들으면서, 되게 친밀하면서 신선한 감각을 깨워주는 게 있다고 느꼈다"면서 "고난도 곡이기도 해서 쉽사리 도전하지는 못했지만, 관심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선우예권 피아니스트는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와 방돔 프라이즈에 이어 2017년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다.
센다이·윌리엄카펠·인터라켄클래식·피아노캠퍼스·플로리다 국제 콩쿠르 등 8차례에 달하는 그의 국제콩쿠르 1위 입상은 한국인 피아니스트 최다 국제 콩쿠르 우승 기록이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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