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vs 유럽의 날…푸틴 "전쟁 승리", 젤렌스키 "EU 통합"

입력 2023-05-09 22:10   수정 2023-05-10 14:56

전승절 vs 유럽의 날…푸틴 "전쟁 승리", 젤렌스키 "EU 통합"
붉은광장 열병식 열려…1만여 병력 및 대규모 군사장비 동원
키이우서 EU·우크라 정상회담…11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 추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9일(현지시간) 전승절과 유럽의 날을 따로 기념했다. 전쟁 전만 해도 같은 전승일을 축하해온 이들 두 나라는 이날 각각 서방에 맞선 전쟁 승리와 유럽과의 통합 의지를 다졌다.


◇ 푸틴 "진짜 전쟁 맞서 안보 지킬 것"
로이터, 타스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전승절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의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자행됐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돈바스 국민을 지키고, 우리의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금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특별 군사 작전'으로 지칭하고 있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이날 이례적으로 현 상황을 '전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해선 '특별 군사 작전'을 '전쟁'으로 공식 변경하고 추가 동원령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도 추가 동원령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나아가 "조국에 대한 사랑보다 강한 것은 없다"며 국민의 단결을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군인들을 격려하고 "승리를 위하여"라고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5월 9일인 러시아 전승절은 1945년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의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한다.
푸틴 대통령은 매년 성대한 전승절 열병식으로 정권의 정통성과 군사력을 과시했으며, 이날도 붉은광장에 병력 1만명과 125대 군사 장비가 동원됐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정상들도 참석했다.
그러나 이날 20개가 넘는 도시에서 열병식이 취소되는 등 행사 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러시아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인파가 모일 경우 사회 불안과 소요 사태를 우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하면서 행사에 쓸 자원이 부족해진 것이 이유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젤렌스키 "EU와 통합, 러시아 제재 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 날을 맞아 키이우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하고 EU 통합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늘 회담에서 방위 및 통합,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관련 결정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만간 러시아에 대한 11차 제재 패키지를 기대한다"며 "6월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가입 절차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여전히 사수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유럽에 대해 신속한 탄약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에 대한 11차 제재 패키지가 기존 제재 우회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재 우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일부 물품의 3국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지원 약속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상당량의 탄약이 이미 전달됐거나 전달 중이지만, 더 많은 조처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행 기차에서 기자들과 만나 "5월 9일을 유럽의 날로 지정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며 "우크라이나는 우리 유럽 가족의 일부"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존에 러시아와 같은 5월 9일이었던 전승절을 5월 8일로 바꾸고, 5월 9일은 EU와 함께 유럽의 날로 기념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일정을 이례적으로 전날 공개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고위 인사는 통상적으로 보안을 이유로 사전에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약 15발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키이우에 공습경보가 울렸지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도착 약 1시간 전에 상황이 종료됐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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