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경상수지 가까스로 흑자…상반기 전체 적자는 불가피

입력 2023-05-10 10:16  

3월 경상수지 가까스로 흑자…상반기 전체 적자는 불가피
상품·서비스 부진 지속…배당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 막아
KDI·금융연구원 등 잇따라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축소
한은도 이달 하향조정 예고…부진 지속시 대외 불안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민선희 기자 = 3월 경상수지가 가까스로 3개월 연속 적자를 면했다.
상품과 서비스수지 동시 부진이 이어졌지만,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에 따른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배당소득 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기 기준으로는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상반기 전체로는 경상수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최근 국책 연구기관들이 잇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줄인 데 이어 한은 역시 이달 중 수정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 상품수지 6개월째·서비스수지 11개월째 적자 이어져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상수지가 3월(2억7천만달러) 소폭이나마 흑자를 기록한 것은 본원소득수지, 그중에서도 배당소득 수지의 대규모 흑자 덕분이다.
3월 배당소득 수지는 31억5천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28억6천만달러 확대됐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 송금할 때 법인세 혜택을 주는 익금불산입제도가 지난 1월부터 도입되면서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상수지 양대 축인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는 적자가 이어졌다.
3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6억9천만달러 감소하면서 11억3천만달러 적자 전환했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0월 9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환한 뒤 11월(-10억달러)과 12월(-4억8천만달러), 1월(-73억2천만달러), 2월(-13억달러)에 이어 3월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 부진과 함께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 역시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서비스수지는 19억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1억7천만달러)과 비교하면 20억8천만달러 감소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수출화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운송수지(-2천만달러)가 적자 전환한 가운데 해외여행 확대로 여행수지 적자 규모 역시 지난해 3월 4억5천만달러에서 올해 3월 7억4천만달러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월(-10억1천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다.
전달과 비교하면 출국자 수는 줄었지만, 입국자 수는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3월 입국자 수는 80만1천명, 출국자 수는 147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2∼4월 3개월간 반짝 흑자를 나타냈지만 이후 5월부터 11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월 경상수지는 소폭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 1월(-42억1천만달러)과 2월(-5억2천만달러) 적자로 인해 1분기 전체로는 44억6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경상수지 적자는 2012년 1분기(-12억9천만달러) 이후 11년 만이다.


◇ 상반기 전체 적자 전망…연간 흑자 폭도 줄어들 듯
3월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4월 이후 경상수지 전망은 밝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6억2천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2%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우리 경제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의 4월 수출액은 63억8천만달러로 무려 41.0% 감소했다.
4월 무역수지는 26억2천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4월 상품수지 역시 흑자 여부도 불투명하다.
여기에 4월의 경우 대규모 외국인 배당지급이 예정돼 있어 본원수지 흑자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승철 국장은 "통상 4월에는 외국인 배당지급이 대규모로 있어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면서 "다만 지난해 우리 기업의 경영성과가 좋지 않아 배당지급은 작년보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 국장은 "4월 외국인 배당지급에 따라 경상수지가 악화되더라도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상품과 서비스수지 최근 개선 흐름 등으로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상품 수출은 4% 감소하고, 경상수지는 44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26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그러나 1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44억6천만달러로, 이미 한은이 예상한 상반기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신 국장은 "오는 5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부분을 반영해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초 내놓은 '최근 경상수지 변동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60억달러로, 지난 2월에 제시했던 전망치(275억달러) 대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의 경우 당초 17억달러 흑자에서 100억달러 적자로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렸다.
김준형 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세계 경제 부진이 상반기에 지속되고 하반기에 회복되더라도 우리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점이 (전망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역시 지난 9일 발표한 '2023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상반기 65억달러 적자, 하반기 248억달러 흑자로 연간으로는 183억달러 흑자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326억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경상수지는 대외건전성의 핵심 지표인 만큼 적자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5∼17일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부동산 시장 침체,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등과 함께 '경상수지 적자 지속' 역시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우려됐다.
금융연구원은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큰 상황에서 경상수지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환율, 외국인자금 유출입 등 대외부문 불안이 심화할 경우 금리 경로가 급격히 상향 반전될 위험은 있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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