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곧 호재"…성추행 파문에도 '트럼프의 법칙' 통할까

입력 2023-05-10 16:45   수정 2023-05-10 16:48

"악재가 곧 호재"…성추행 파문에도 '트럼프의 법칙' 통할까
트럼프, 성추문·민주주의 파괴 등 갖은 악재에도 건재
악시오스 "대선후보 된다면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 50%"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온갖 추문에 휩싸여 있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다.
지난 3월 말 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형사 기소된 데 이어 9일(현지시간) 성폭행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갖은 악재를 별다른 충격 없이, 오히려 호재처럼 이용해냈다는 점을 돌아보면 역설적 추론이 가능하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기이한 무기- 나쁜 뉴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에게 해를 끼치는 것 같은 일들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든다"며 이런 상황을 '트럼프의 법칙'으로 명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각종 불리한 뉴스들에도 공화당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내년 대선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맞대결 상대로 유력한 조 바이든(민주당) 대통령보다 많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온다.
최근 수개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불거진 사건을 보면 악재의 연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퍼드)와 관련한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34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2016년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가족기업의 회계장부를 조작하면서까지 금품을 건넸다는 점에서 중대 선거비위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이날은 성폭행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6년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을 성추행했으며,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00만달러의 피해보상과 징벌적 배상을 명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럴의 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와 같은 스타들은 여성을 성적으로 마음대로 대할 수 있다"는 파렴치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기밀 문건 유출 의혹으로도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의 플로리다주 자택 마러라고에서 일하던 직원이 연방 검찰의 수사에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를 불법적으로 뒤집으려고 했다는 민주주의 파괴공작 의혹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지지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잠룡으로 꼽히는 인물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하원의원들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심지어 디샌티스 주지사의 텃밭인 플로리다의 하원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예비선거 여론조사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대선에 도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는 3천400만달러를 모금했는데, 성추문 입막음 관련 기소 후에 기부 액수가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테플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플론은 먼지 같은 이물질이 붙지 않는 특수소재로 비판에 타격을 받지 않는 '불사조 정치인'을 뜻한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백악관에 재입성할 가능성이 50%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다시 맞붙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4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38%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받아야 한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18%는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비밀 집단을 의미하는 '딥스테이트'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엘리트 지도층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유권자들에게 호소력 있는 주장으로 작용한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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