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수부족들, 중앙정부에 "우리 위한 별도州 창설하라" 요구

입력 2023-05-11 16:42  

인도 소수부족들, 중앙정부에 "우리 위한 별도州 창설하라" 요구
마니푸르 소수부족들, 정부지원 정책 두고 다수 부족과 충돌
"요구 수용시까지 충돌과정서 숨진 이들 장례 안 치를 것"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주에서 최근 정부 지원정책을 둘러싸고 다수 부족과 충돌한 소수 부족들이 인도 중앙정부에 별도 주(州) 창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수 부족에 더 이상 시달리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쿠키(Kuki) 등 소수 부족들은 인도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충돌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시신을 매장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AFP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에서 '원주민'으로 불리는 부족민은 약 1억4천만명이다. 카스트 제도(신분제)에도 포함되지 않는 비주류 집단으로 인구의 10%를 차지하지만, 최하층에 속한다.

인도 정부는 카스트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부족은 지정부족(ST)으로 정해 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구매와 관련된 정원 할당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힌두교 신자가 대부분으로 마니푸르주내 다수를 차지하는 메이테이(Meitei) 부족과 기독교 신자가 대다수인 쿠키 등 소수 부족간 충돌은 지난달 20일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이 메이테이 부족을 ST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명령하면서 촉발됐다.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이자 ST에 이미 편입된 소수 부족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며 격렬하게 반발, 충돌에 이르게 됐다.
부족 간 충돌과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곳곳에서 집과 차량이 불타고 시위대 일부는 경찰서에서 무기를 약탈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테이와 쿠키 부족 사망자만 약 60명에 달했고, 지난주 이후 3만5천명 가량이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이런 상황은 또다른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쿠키 부족 사망자 가족과 조(Zo) 부족은 이참에 중앙정부에 소수 부족을 위한 주 창설을 요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마니푸르와 인접 주에 걸쳐 거주하는 쿠키 및 조 부족이 각각 별도 주에서 안전하게 살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쿠키 부족인 P. 헨틴글리안(25)은 친구 캄랄리안 이페(35)의 시신이 안치된 마니푸르주의 한 병원 영안실에서 AFP통신에 이페가 메이테이 부족 공격자들을 피하려 달아나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헨틴글리안은 "그(이페)는 등에 총을 맞아 쓰러졌다"면서 "그들(메이테이 부족공격자들)은 이후 그에게 다가가서 이마에 총을 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이페의 누나 시암팅(39)은 올케와 조카 넷은 마니푸르 주정부에 어떤 것도 원치 않는다며 동생은 "(쿠키) 부족 공동체를 위해 숨진 순교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인도 (중앙) 정부가 마니푸르에서 일정 지역을 떼어내 소수 부족을 위한 별도 주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영안실에 남편 시신을 둔 쿠키 부족 젤레비 흐밍탕모이(30)도 "정의는 한 공동체(메이테이 부족)만 챙겨주는 마니푸르주와 분리된 주 창설"이라고 가세했다.
시암팅과 흐밍탕모이는 인도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줄 때까지 고인들의 장례식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 부족 연구 및 보존단체 회장인 마리 존스도 AFP통신에 "우리 부족은 이번 충돌과정에서 15명 이상을 잃었다. 인도 정부가 우리의 요구(별도 주 창설)를 들어줄 때까지 장례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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