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마저 '퇴짜'…"작년 최대 7만1천명 불법사금융 내몰려"

입력 2023-05-15 10:55  

대부업체마저 '퇴짜'…"작년 최대 7만1천명 불법사금융 내몰려"
서민금융연구원 분석 결과…"최고금리 인하, 득보다 실 크다"
"불법사금용 이용자 10명 중 8명은 불법 알고도 빌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제도권 서민금융의 마지막 보루로 통하는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작년 최대 7만1천명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법정 최고금리가 꾸준히 낮아져 왔지만, 저신용·저소득층의 제도권 금융 탈락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20%에 묶인 최고금리…대부업체 탈락한 취약차주 급증"
서민금융연구원은 15일 저신용자(6~10등급) 5천478명과 대부업체 23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설문은 작년 12월 19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진행됐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커진 대부업체들은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는 분위기를 보여왔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묶여있어 조달 비용 등을 감안할 때 대출을 내줘도 남는 게 없다는 이유다.
서민금융연구원 분석 결과 작년 대부업체에서마저 돈을 빌리지 못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3만9천~7만1천명(전년 3만7천~5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불법 사금융 이용 금액은 약 6천800억~1조2천300억원(전년 6천400억~9천700억원)으로 추정됐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서민들이 누리는 빚 부담 경감 효과보다는 대부업 시장에서 배제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8~2021년 법정 최고금리가 7.9%포인트(27.9% → 20.0%) 하락한 결과 이자 부담은 1인당 약 62만원 감소했다.
반면, 대부업 이용자는 같은 기간 약 135만3천명 감소했다. 이 중 약 64만∼73만명이 불법 사금융으로 이동(1인당 약 1천700만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 "불법사금융 이용자 33%, 연 240% 넘는 금리로 빌려"
불법 사금융을 이용한 응답자의 77.7%는 불법 사금융업자임을 알면서도 빌렸다고 답했다.
이용 중인 불법 사금융업자 수가 '1명'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3.6%, '2명'은 26.4%, '3명'이 12.1% 등으로 나타났다. '6명 이상'도 10.2%(전년 4.0%)로 크게 늘었다.
이용 금리의 경우 응답자의 41.3%가 1년 기준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었다. 연 240% 이상 금리를 부담하고 있다는 비율도 33%(전년 22.2%)로 급증했다.
대부업체 대상 설문 결과를 보면 2021년 7월 최고금리 인하(24.0%→20.0%) 이후 신용대출을 감소 또는 중단하거나 담보대출을 증가 또는 유지한 비율이 각각 66.7%로 집계됐다.
대부업체들이 신용대출을 축소하고 담보대출로 전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금융 소외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차원에서 생각하는 최고 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에는 '24~27%'를 선택한 응답자가 52.2%를 차지했다.
서민금융연구원은 "작년 시중금리가 대폭 상승했지만, 연 20%에 묶인 법정 최고금리로 대부업체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며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연구원은 '시장연동형 법정 최고금리' 도입 등을 통해 서민 대출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고금리를 고정적으로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을 감안해 탄력적인 변화가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는 방식이다.
금융당국도 '시장연동형 최고금리'를 검토한 바 있으나 국회 반대로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예금 수취 금융회사와 대부업체 등 비수신 금융회사 간 최고금리 규제 차별화, 단기·소액 대출의 경우 금리 상한을 더 높게 두는 방식 등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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