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금융 왕따' 모면하려 인도에 도움 압박"

입력 2023-05-24 10:49  

"러시아, '금융 왕따' 모면하려 인도에 도움 압박"
印일간 "러, FATF '블랙 리스트'에 오르는 상황 우려"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추가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인도 등 '상업적 파트너' 국가들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FATF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회원국 자격을 정지당한 러시아가 오는 6월 FATF 회의에서 자국이 블랙이나 그레이 리스트에 오르게 되는 조치를 당하면 '금융 왕따 국가'(a financial pariah state)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자료와 러시아 상황에 정통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상업적 파트너' 국가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했지만 인도 이외의 사례를 소개하지는 않았다.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우크라이나가 FATF에 러시아를 블랙 리스트나 그레이 리스트에 올리는 추가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어서 러시아로서는 FATF 6월 회의에 더욱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린 모양새다.
1989년 G7 발의로 출범해 파리에 본부를 두고 활동하는 FATF가 러시아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 FATF 회원국은 물론 은행, 투자기관, 금융결제 프로세싱 회사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이고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국제금융시스템 보호조치를 취하게 된다. 즉 러시아는 현재 블랙 리스트에 오른 북한, 이란, 미얀마 3국과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다.


현재 FATF의 그레이 리스트에는 알바니아,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23개국이 올라 있다. 그레이 리스트에 오르면 더 밀접한 감시를 받게 돼 해당 국가는 자금 유입 감소를 겪게 된다.
신문은 나토 관리들의 말을 인용, 러시아 국영기관이 이달 초 인도의 카운터파트들에게 FATF가 (6월 회의에서) 새 조치를 채택하면 국방과 에너지, 수송 등의 부문에서 협력해온 인도에 엄청난 부정적 결과들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러시아 국영기관은 FATF 6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블랙 리스트나 그레이 리스트에 올리라고 요구하면 인도가 강경하게 반대하라고 촉구하면서 러시아가 그레이 리스트에 올라도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부연했다.
신문은 블룸버그 통신이 이 같은 러시아 측 경고에 인도가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러시아와 인도 정부도 블룸버그의 코멘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러시아가 인도의 비협조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확인한 분야는 러시아와 인도의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특히 민감하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인도의 최대 무기공급국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결제 메커니즘이 없어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무기공급이 현재는 중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러시아가 만약 그레이 리스트에 오르면 인도에 대한 무기공급과 여타 프로젝트 이행을 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인도에 경고했다면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FATF 회의들에서 도움을 달라고 인도 측에 반복적으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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