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너지 위기 중심서 수혜자로…경기침체 우려는 여전"

입력 2023-05-25 10:15  

"유럽, 에너지 위기 중심서 수혜자로…경기침체 우려는 여전"
WSJ "가스값 지난해 여름 절반…철강 등 일부 재가동 주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유럽 최대 제련소 중 하나를 운영하는 알루미늄 됭케르크(Aluminium Dunkerque)는 지난 1월 전원이 꺼져있던 일부 설비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이달 내로 전면 재가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기욤 드 고이스는 그 이유로 전기 요금 인하와 재인상 시 정부의 지원 가능성, 그리고 주문 증가 등을 꼽았다.
1년 전 에너지 가격 위기의 중심지였던 유럽이 이제는 가격 하락의 주요 수혜자 중 하나가 되면서 경제도 차츰 활기를 띠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이 전적으로 긍정적인 것은 아니어서, 에너지 가격 급락은 경제 활동 둔화의 한 증상이라 경기 침체로 양상이 변할 수 있는 현실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지난해 이맘때는 1970년대 이래 최악의 에너지 위기가 시작되고 천연가스 가격은 고공행진을 했다.
가격 급등은 지난해 8월 정점을 이뤄 많은 제조업체가 가동을 중단했고 각국 정부는 경제 살리기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유럽이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공급처를 찾아 나서면서 전 세계 에너지 가격도 덩달아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초 이후 유럽의 에너지 도매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일부 산업에서는 생산을 늘리고 있고 정부 부담도 훨씬 줄었다.
그렇다고 알루미늄 됭케르크처럼 모든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철강산업의 경우 다시 공장을 가동하려면 시간과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타지역 경쟁자들보다 에너지 가격이 비싼 유럽의 공장들은 공장을 재가동했다가 다시 멈춰야 하는 사정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서둘러 행동에 나서기도 어렵다.
유럽의 가스 가격은 현재 1메가와트시(㎿h)당 약 32달러로, 지난해 여름 사상 최고치 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1년 이전 10년 동안 가스가 거래된 범위의 최상위권이다.
침체 우려는 최근 독일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5월 경기 기대지수는 -10.7로, 올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월에는 4.1이었다.
독일 내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이 지수가 플러스(+)면 6개월 후 경기 개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마이너스(-)면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본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부터 가스 가격 상한제마저 도입했으나 현재는 기준치를 훨씬 밑돌아 올해는 적용될 가능성조차 없다고 WSJ은 전했다.
EU 차원의 에너지 합동 구매 노력을 이끌었던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은 "각 정부와 에너지 회사들은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여전히 작년에 배운 힘든 교훈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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