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질병청장 "팬데믹 가능성 있는 인플루엔자 별도 대책 세울 것"

입력 2023-05-26 07:00  

[일문일답] 질병청장 "팬데믹 가능성 있는 인플루엔자 별도 대책 세울 것"
"국제기구 인재 풀에 한국 인력 참여 많아지도록 노력"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이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질병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가 있으며 별도의 대응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 청장은 이날 스위스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회의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가 인간·동물 간 섞이기도 하고 변이가 잘 발생해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 청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제76차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하는 한국 정부 대표단의 수석대표로 제네바를 찾았다.
다음은 지 청장과 일문일답.
-- WHO와 보건복지부가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한국이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 등을 위해 현지 바이오 인력을 한국으로 초청해 백신과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 등을 교육하는 사업에 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비롯해 이번 WHO 총회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소개해 준다면.
▲ MOU는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에 관한 것으로 이미 진행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와서 백신 공정 등을 배워간 교육생이 559명 정도인데 더 많이 늘렸으면 한다. 2천∼3천명 정도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WHA에서는 회원국의 기여금을 20% 늘리는 데 대해 우리 정부를 대표해 동의했고, 감염병 대유행 사태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지켜야 할 사항과 필요한 대책 등을 담은 국제보건규약(IHR)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 정부가 WHO에 재정적·제도적 조력을 해 주겠다는 것이다.
-- 여러 국가 대표들과 진행된 양자 면담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무엇인가.
▲ 호주의 폴 켈리 최고의료책임자는 질병관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정보 공유를 요청해왔다. 두 나라가 서태평양 지역에 속해 있는데 보건 안보 분야에서 함께 협력하자고 했다.
영국의 제니 해리스 보건안보청장과는 영국이 보유한 유전자 분석 및 모델링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고 병원체 진단기술 분야 등을 놓고 협력할 분야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1월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범미보건기구(PAHO)와도 만났다. PAHO에는 백신 및 치료제의 공평한 공급을 위한 리볼빙펀드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자바브 바르보사 PAHO 지역사무처장과 이 부분에 관해 이야기하고 중남미 국가들의 바이오 인력 양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프레드릭 크리스텐슨 감염병혁신연합(CEPI) 부대표와는 백신 라이브러리 협력,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 공동 기획, 한국 인력의 CEPI 진출 등을 이야기했고 차오 쉐타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과는 감염병과 항생제 내성 대처 등에 관해서 협력하기로 했다.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도 만난다고 들었다.
▲ 지난해 처음 열린 세계 바이오 서밋 행사가 올해도 예정돼 있다. 이를 계기로 12월 초에 테워드로스 총장의 방한을 초청하는 우리 정부의 공식 의사를 전달하려고 한다.
--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이 해제됐다. 3년 4개월간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돌이켜 보면 어떤 점이 호평받을 만하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나.
▲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의 경험이 우리에게 중요했다는 것을 아실 거다. 메르스의 경험을 토대로 진단 부분을 잘 준비했었고 긴급승인제도를 발동해서 진단키트 생산을 바로 할 수 있게 한 것은 초반에 위기를 벗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진단이 돼야 격리도 할 수 있고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작년 3월 일일 확진자 수가 62만명이나 되는 등 유행 규모가 이렇게 커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만한 의료 시스템을 갖추기에 부족했고, 의료 인력도 충분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따라줬다. 다만 거리두기 지침 역시 과학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담아서 감염병 대응 중장기 계획을 만들었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그 틀이 발표됐다. 돈과 인력이 필요한 것이고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연구개발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백신 개발을 했지만 늦게 됐다. 병원체 라이브러리를 만들어서 전임상과 임상 1·2상을 해 놓고 후속 개발을 해서 백신을 신속하게 만들도록 하려고 한다.
팬데믹을 야기할지 모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인플루엔자다. 바이러스가 인간·동물 간 섞일 수도 있고 변이도 잘 이뤄지고 해서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최근 틀을 마련한 게 감염병 전반에 대한 대응 계획이라면 인플루엔자에 대한 대응 계획은 별도로 만들려고 한다.
-- 부임 후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한 후 독립행정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쏟았다. 힘든 점도 있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보건 인력들에게 국제적 업무가 일상적이고 상시적인 일이 되는 것이다. 국제기구에 자문하는 인재 풀(pool) 등에 한국 인력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가능해지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prayer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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