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홈쇼핑'…가상·증강현실로 고객 시선 붙잡는다

입력 2023-06-06 07:15   수정 2023-06-06 09:11

'영화같은 홈쇼핑'…가상·증강현실로 고객 시선 붙잡는다
디지털 스튜디오로 속속 전환…매출 효과 입증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지난달 28일 방송된 홈쇼핑 GS샵의 정관장 홍삼 상품 방송은 화려한 대형 전통 한옥에서 진행됐다. 한옥 뒤편에 솟아오른 빌딩 숲의 배경은 얼핏 경복궁을 연상케 했다.
이는 실제 한옥 세트가 아닌, 디지털로 기술로 구현된 가상현실(VR)이다. LED 미디어월에 VR로 도심 속 한옥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증강현실(AR)로 기와지붕과 담벼락을 입혔다.
쇼호스트는 마치 한옥의 안마당에서 방송을 진행하는 듯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TV 시청자 수 감소 등으로 실적 위기를 겪는 홈쇼핑업계가 수준 높은 디지털 기술을 방송에 접목해 고객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올해 2월 4개 스튜디오를 전부 디지털 스튜디오로 교체했다. 실감형 방송 콘텐츠로 고객의 시청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생동감 있는 효과는 지난달 28일 남미여행 상품 방송에서 여과 없이 드러났다.
여행 코스에 따라 배경이 시시각각 변하며 마치 코스를 답사하는 듯 고객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같은 달 29일 크루즈여행 상품 방송에서는 선상에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실감형 콘텐츠를 구현해 호응을 얻었다.
남미여행 상품은 방송 당일 1천534통(275억원대), 크루즈여행 상품은 1천371통(149억원대)의 상담 전화가 몰려들었다.
CJ온스타일은 AR·VR과 혼합현실(MR) 기술을 융합한 확장현실(XR) 제작 전문인력까지 갖추고 관련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에만 미디어월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 400여종을 자체 제작했다.
GS샵은 지난해 7월 보유 스튜디오 4곳 가운데 두 번째로 큰 스튜디오에 가로 22m, 높이 3.6m 크기의 LED 미디어월을 설치해 디지털화했고, 롯데홈쇼핑도 미디어월에 AR 기술을 입힌 '가상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디지털 스튜디오의 최대 장점은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고 판매하는 상품에 맞는 다양한 무대 디자인을 생동감 있게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는 쇼핑과 더불어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협력사에는 탁월한 영상미로 브랜드 및 상품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여주는 효과를 안긴다.
실제 이는 매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GS샵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방송은 다른 스튜디오 3곳의 방송 매출 대비 7∼10%가량 높았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지난 3월 미디어월과 AR 기술로 재현한 미국 뉴욕 소호 거리를 배경으로 '데렉 램 10 크로스비'를 론칭해 방송 3회 만에 10만벌 이상을 판매했다. 회당 주문 금액도 S/S(봄여름) 시즌 선보인 브랜드 중 1위였다.
"오프라인 매장에 온 것 같다", "고급 매장 쇼룸에서 쇼핑하는 기분이다"는 등의 긍정적인 고객 반응도 잇따랐다.
매출 효과와 더불어 스튜디오의 디지털화로 연간 세트 제작비는 10∼20% 이상 줄고 방송 준비 시간은 50% 이상 단축되는 등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세트 설치에 따른 폐기물량이 크게 줄어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효과에 업계도 디지털 스튜디오로의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16년 업계 최초로 미디어월을 도입한 현대홈쇼핑[057050]은 총 6개 스튜디오 가운데 4개를 이미 디지털화했고 나머지 2개도 올해 하반기에 디지털로 전환할 예정이다.



GS샵도 보유한 최대 규모 스튜디오를 포함해 2곳을 올해 중에 추가로 디지털화하기로 했다. 사물이 현실로 튀어나오는 듯한 효과를 내는 MR 방송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스튜디오의 디지털화를 통해 고정 고객층인 50∼60대의 눈을 붙잡아두는 동시에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40대 이하 젊은 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한다.
전통적인 홈쇼핑 채널을 벗어난 모바일 디지털 기술 도입도 활발하다.
NS홈쇼핑은 지난 3월 메타버스 플랫폼 '미스틱메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온라인 체험관을 열었다.
접속자는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현실 같은 가상 세계에서 쇼핑을 즐기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청자 수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객에게 쇼핑 경험과 함께 보는 재미를 제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이런 측면에서 홈쇼핑 업계의 디지털 기술 도입은 한층 고도화되고 다양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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