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썼다더니…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의혹 전면 부인

입력 2023-06-18 07:00   수정 2023-06-18 15:14

편지 썼다더니…권도형, 몬테네그로 '정치자금' 의혹 전면 부인
'옥중 편지' 관련 8시간 동안 특별검찰청 조사 받아
현 정권이 '편지 사주'했다는 등 온갖 음모론 난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총선 판을 뒤흔든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7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포베다'와 '비예스티'에 따르면 권 대표는 전날 오후 3시부터 8시간 동안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서 특별검찰청 파견 검사에게 조사받았다.
조사가 끝난 뒤 권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와 마리아 라둘로비치 변호사는 "권 대표가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두 변호사는 "지난 열흘간 언론에서 추측성 기사로 나온 스파이치 대표의 불법 선거 자금 조달에 권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총선을 나흘 앞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권 대표가 자신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면서 그 속에는 그가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와 2018년부터 인연을 맺었으며,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폭로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불거진 대형 정치 스캔들에 몬테네그로 정계는 발칵 뒤집혔다.
'지금 유럽'은 몬테네그로에서 인기몰이 중인 신생 정당이다. 지난 4월에는 이 정당 소속인 야코브 밀라토비치 전 경제부 장관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바조비치 총리가 폭로에 나섰을 때는 '지금 유럽'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시점이었다. 스파이치 대표가 차기 총리로 유력하게 떠오르는 상황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몬테네그로 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정당은 모든 기부금을 부패 방지국에 보고해야 한다.
아바조비치 총리에 이어 필리프 아드지치 내무부 장관까지 가세했다. 아드지치 장관은 "권도형에게서 압수한 노트북에는 정치 자금 후원의 증거가 담겨 있다"며 "액수는 밝히지 않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고위 공직자 부패 범죄를 주로 수사하는 특별검찰청이 움직였다. 특별검찰청은 전날 권 대표를 장시간 조사했으나 정작 문제의 편지를 썼다는 권 대표는 편지 내용을 완강히 부인했다.
몬테네그로 현지에서는 권 대표의 '옥중 편지'를 놓고 온갖 음모론이 넘쳐나고 있다.
권 대표가 갇혀 있는 스푸즈 구치소로 국가안보국 고위 임원 2명이 최근 2주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 정권이 '지금 유럽'의 총선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스파이치 대표를 저격하는 편지를 써달라고 권 대표에게 요구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아바조비치 총리가 권 대표에게 그 대가로 보석 석방 등을 포함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는 설까지 나왔다.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 씨가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이후 줄곧 이들을 대리했던 브란코 안젤리치 변호사가 지난 8일 돌연 사임하면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아직 공식 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스파이치 대표가 이끄는 '지금 유럽'은 이번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금 유럽'이 1당을 차지해도 과반 의석에는 미달하기에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현지 정치 평론가들은 10월 중순께 새 정부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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