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잎꾼개미는 전문 재단사…다리·감각털 이용해 잎 크기 조절"

입력 2023-06-23 09:34  

[사이테크+] "잎꾼개미는 전문 재단사…다리·감각털 이용해 잎 크기 조절"
獨 연구팀 "잎꾼개미, 적절한 크기로 나뭇잎 자르는 메커니즘 실험으로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잎꾼개미(가위개미)는 잎을 자기 몸보다 몇 배나 크게 자른 뒤 줄지어 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어떻게 잎을 적당한 크기와 무게로 자를 수 있을까?
잎꾼개미들은 뒷다리와 머리 감각털을 이용해 위치와 잎 두께, 방향을 측정하며 잎을 자기가 나를 수 있는 적절한 크기로 자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 다니엘라 뢰머 교수팀은 23일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서 잎꾼개미들이 잎을 자르는 메커니즘을 얇은 필름으로 만든 가짜 잎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잎꾼개미는 잎을 잘라서 직접 먹지 않고 둥지 내 특정 장소에 쌓은 뒤 버섯을 재배해 먹는 농부 곤충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자기 몸무게의 최대 6배 정도로 잎을 잘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들이 어떻게 잎을 자기에게 맞는 크기와 무게로 자르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다양한 두께의 필름에 으깬 가시나무 잎이나 장미 기름을 문질러 잎꾼개미가 좋아하는 가짜 잎을 만든 뒤 잎꾼개미가 가짜 잎을 자르는 모습을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잎꾼개미들은 잎 가장자리를 뒷다리로 잡아 자를 위치를 정한 다음 몸을 회전하면서 잎을 일정 크기로 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잎을 자르는 동안 머리의 감각털로 방향을 확인하고 잎 가장자리를 잡고 있던 다리를 옮겨가며 잎 절단 궤적을 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잎꾼개미들은 잎을 자르는 도중에 잎 두께가 변하면 절단 궤적을 변경해 잘리는 잎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0.13㎜ 두께의 필름 한 겹으로 만든 얇은 잎과 3겹을 겹쳐 만든 두꺼운 잎(두께 0.38㎜)을 이어 붙여 실험에 사용했다.

잎꾼개미들은 처음에 가짜 잎 가장자리를 뒷다리와 가운데 다리로 잡고 잎을 자르기 시작한 다음 몸을 서서히 회전시키면서 둥근 호를 그리며 잎을 자르다가 몸이 가장자리와 거의 수직이 되었을 때 가장자리를 잡은 다리를 두 번째 뒷다리로 바꾸고 몸이 180도 회전될 때까지 잎을 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잎의 두께가 두꺼울 경우에는 다리를 구부려 입이 닫는 범위를 줄임으로써 잘리는 잎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잎꾼개미가 잎 크기 조절에 가장자리를 잡고 있는 다리만 사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잎을 자라는 도중에 얇은 종이를 이용해 잎을 잡고 있는 다리가 떨어지도록 했다. 그러나 잎꾼개미들은 이후에도 거의 일정한 형태로 잎을 자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머리에 있는 감각털을 잘라낸 다음 잎 가장자리를 잡고 있는 뒷다리가 잎에서 떨어지도록 하자 잎꾼개미들은 방향을 완전히 잃고 이전의 타원형 절단 궤적을 벗어나 불규칙한 모양으로 잎을 잘랐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잎꾼개미들이 잎 가장자리를 잡고 있는 다리를 통해 얻은 위치 정보와 머리 감각털로 확보한 방향 정보 등을 합쳐 잎을 일정한 크기로 자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잎꾼개미들은 자기들이 들고 나를 수 있는 능력에 맞춰 잎을 자라는 것은 바로 이런 능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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