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에 칼꽂았다"…루비콘강 건넌 푸틴과 프리고진의 20여년 인연

입력 2023-06-24 17:51   수정 2023-06-24 19:02

"등에 칼꽂았다"…루비콘강 건넌 푸틴과 프리고진의 20여년 인연
푸틴, 한때 신뢰했던 프리고진에 '반역자' 낙인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를 위해 싸우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도 비극으로 향해가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소련 시절 레닌그라드) 출신인 프리고진은 청소년 시절 절도와 강도,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교도소를 들락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형기를 마치고 감옥에서 풀려난 그는 가족과 함께 핫도그 장사로 돈을 모았고, 소련이 붕괴한 이후 그의 고향에서 식료품, 카지노에 이어 1995년에는 음식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끝날 수도 있었던 프리고진의 운명은 지난 2001년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프리고진은 1997년 자신이 지분을 가진 식료품업체 콘트라스트와 함께 수상 식당 '뉴 아일랜드'을 세웠고, 이 식당에서 2001년 푸틴과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자크 시라크에게 개인적으로 음식을 서빙했고, 2002년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손님으로 맞는다.
푸틴이 2003년 자신의 생일 파티를 이 식당에서 열 만큼 프리고진과의 인연은 깊어졌다.
푸틴과 관계를 공고하게 한 프리고진은 이후 외식 업체 '콩코드 케이터링'을 설립해 많은 정부 계약을 따냈고, 러시아군 식사 공급 계약까지 따내면서 상승가도를 달렸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으로 프리고진은 여론 조작 기관인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IRA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영향력을 행사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프리고진은 또 2014년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그너그룹은 표면적으로는 한때 프리고진의 경호원이던 드미트리 우트킨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바그너그룹을 설립했다고 확인했다.
프리고진이 실질적 소유주인 바그너그룹은 러시아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러시아 정규군이 해내지 못한 악역까지 도맡았다.
아프리카와 중동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군사행동에 나섰고, 2018년엔 시리아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군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러한 '해결사' 역할로 프리고진은 푸틴의 신임을 얻었으나 그가 이끈 바그너그룹은 종종 이 과정에서 전쟁범죄를 자행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프리고진의 바그너그룹은 러시아군 진영에서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바그너그룹은 계약직 용병과 죄수 등 수만 명을 투입해 우크라이나전을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그는 최근엔 동부 전선인 돈바스를 직접 방문해 전투복을 입고 비탈리 밀로노프 하원 의원과 함께 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요리사로 푸틴과 인연을 맺은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큰 공을 세웠지만, 이번 반란으로 하루아침에 푸틴으로부터 반역자로 낙인찍혔다.
푸틴 대통령은 24일 TV 연설에서 프리고진에 대해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가혹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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