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음모 가능성·핵가방은 누구 손에"…러 후폭풍에 서방 촉각

입력 2023-06-25 17:35   수정 2023-06-26 08:59

"추가 음모 가능성·핵가방은 누구 손에"…러 후폭풍에 서방 촉각
정권 향방·우크라 전쟁 영향 주시…"엘리트층, 푸틴에 도전장 낼 수도"
23년간 권좌 지킨 '스트롱맨' 푸틴, 최대위기 직면한 듯…우크라, 반색
바그너 그룹 반란, 급박한 상황 전개에 모스크바發 비행기값 급등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멈췄지만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 내부의 불확실한 상황과 후폭풍에 촉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코앞까지 진격한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의 타협을 선택한 것이 러시아 정권의 취약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많은 가운데 이번 사태가 향후 러시아내 권력 구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러시아 내 반란이 진정됐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다음에 무엇이 벌어질지 대비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러시아 정권의 안정성에 커다란 타격을 줬다고 분석한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 주한 미 대사 등을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과 관련해 "우리는 그것이 끝났는지 알지 못한다"며 "원하는 모든 것을 추측할 수 있지만 사실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거의 모른다"고 말했다.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계기로 러시아 내부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장 주목할 것은 20년 넘게 권좌를 지켜온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에 붙는 물음표다.
WP는 약해진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엘리트들이나 러시아 내 체첸공화국, 타타르공화국 등의 지도자들로부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인 안젤라 스텐트는 푸틴 대통령의 권력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덜 안정적일지 모른다며 "분명히 푸틴은 그(프리고진)와 흥정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WP는 기명 칼럼을 통해서도 푸틴 대통령이 빠르게 물러선 것은 전문가들이 생각한 것보다 그의 취약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푸틴에 대한 추가적인 음모의 가능성을 높였다"며 수포가 된 이번 반란이 러시아 엘리트층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위를 얼마나 약화시켰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에 관심이 쏠리는 요인 중 하나는 러시아가 핵무기 강대국이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핵무기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됐다.
WP에 따르면 다음 달 라트비아 대통령에 오를 에드가스 링케빅스는 "모스크바에서 대혼란이 발생하면 1991년 사람들이 되물었던 것과 같은 질문이 나올 것"이라며 "누가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통제하느냐?"고 말했다.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 대통령직을 사임했을 때처럼 핵 미사일 발사 암호와 통신장비가 들어있는 이른바 핵가방을 누가 이어받느냐에 다시 시선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은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24일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통화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이날 이스라엘과 요르단 등 중동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오아나 룬제스쿠 나토 대변인도 러시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더딘 반격 작전에 부심하던 우크라이나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반색하는 분위기이지만 러시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그들(러시아)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WSJ에 따르면 일부 미국 관리들은 급변하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에 관한 정보를 뉴스 보도와 소셜미디어에 의존해야 했다.
토요일에 집에 머물면서 기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그너 그룹의 반란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 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 가격이 급등하는 등 현지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WSJ은 러시아 항공권 플랫폼내 정보를 인용해, 러시아인들이 해외로 탈출할 때 많이 찾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직항편이 24일 매진됐고 25일에는 푯값이 850달러(약 111만원)로 평소보다 비쌌다고 전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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