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19세기 술탄국 후손과 '식민시대 잔재' 법정다툼서 승소

입력 2023-06-28 01:11  

말레이, 19세기 술탄국 후손과 '식민시대 잔재' 법정다툼서 승소
지역이용권 계약 승계한 말레이 정부가 보상금 중단하자 후손들이 제소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19세기 보르네오섬에 존재했던 술루 술탄국 후손들과 '식민통치 시절 잔재'를 둘러싼 법정다툼에서 승소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항소법원은 27일(현지시간) 현재는 필리핀 국적인 술루 술탄족 후손 8명이 말레이시아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149억 달러(약 21조 4천억원)의 보상금 지급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영국 식민 통치 시절인 1878년 술루 술탄국이 영국 회사와 체결한 '지역 이용권' 계약에서 비롯됐다.
1878년 술루 술탄국은 보르네오섬의 사바주(州)를 영국 노스보르네오컴퍼니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대가로 매년 일정 금액의 보상금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말레이시아는 6년 뒤 사바 지역을 자국령으로 편입하면서 당시 계약에 대한 권리를 인수하고 술탄족 후손들에게 보상금을 계속 지급했다.
그러나 2013년 술루 술탄족들이 사바 지역의 영유권을 되찾겠다면서 무장농성을 벌인 사건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입장을 바꿔 보상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후손 8명은 유럽 각국에 있는 말레이시아 국영기업의 자산을 압류하는 방식 등으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해외 소송전에 나섰다.
작년 2월 1심 격인 프랑스 중재법원은 보상금이 지급돼야 한다며 후손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이후 파리 항소법원이 말레이시아 정부의 이의를 받아들여 지급 이행 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후손들은 프랑스 1심에서의 지급 판결이 네덜란드에서 이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이번엔 네덜란드에서 법적 절차에 나섰지만, 헤이그 항소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안와르 빈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네덜란드에서의 판결이 "획기적 결정"이라며 "프랑스 (1심) 법원의 남용적이고 엉터리 판결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환영했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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