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세 개의 신작 게임이 보여준 한국 게임업계 방향성

입력 2023-07-01 11:00  

[게임위드인] 세 개의 신작 게임이 보여준 한국 게임업계 방향성
지난달 말 출시 '제노니아'·'데이브 더 다이버'·'그랜드크로스' 살펴보니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올해 하반기를 앞두고 잇따라 PC·모바일 장르 신작을 내놓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열심이다.
컴투스홀딩스[063080]는 지난달 27일 '제노니아'를, 넥슨은 28일 '데이브 더 다이버'를 정식 출시했고 넷마블[251270]은 장기간의 신작 부재 속 지난달 29일 '그랜드크로스: 에이지 오브 타이탄'을 얼리 액세스(사전 출시)로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공략하는 이용자층도, 지향하는 비전도 제각기 다른 이들 세 게임은 한국 게임 업계가 지향하고 있는 세 가지 방향성을 보여줬다.


◇ 제노니아: '캐시카우' MMORPG 놓지 못하는 한국 게임업계
'제노니아'는 컴투스홀딩스의 전신 게임빌이 2008년 처음 선보인 동명의 모바일 게임 지식재산(IP)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바일 게임산업 초창기 범람하던 피처폰 RPG 속에서 '제노니아' 시리즈가 갖는 강점은 혁신이었다.
'제노니아'에는 낮과 밤의 변화에 따른 시각 요소의 변화, 날씨 시스템, 장비 무게와 허기 시스템 등 동시대 모바일 게임 기준으로 새롭고 진보한 요소가 여럿 들어가 호평받았다.
그로부터 15년 후,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새로 단장해 나온 '제노니아'는 피처폰 시절에 보여준 혁신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을 선택했다.
애니메이션풍의 화려한 카툰 렌더링 그래픽은 돋보이지만, 핵심인 전투 시스템은 제 자리에 말뚝처럼 서서 자동으로 스킬과 물약을 소모하며 싸우는 '리니지'식 모델을 그대로 가져왔다.
BM(수익모델) 역시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뽑는 '코스튬'과 '페어리', 아이템을 모아 캐릭터 스펙을 올리는 컬렉션 시스템 등 전형적인 한국형 MMORPG를 그대로 답습했다.
MMORPG 장르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강세다.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지난 5월 한 달간 앱 마켓 통계에 따르면 매출 순위 상위 10개 게임 중 7개가 MMORPG 장르다.
제노니아는 올해 출시된 위메이드[112040]의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293490]의 '아키에이지 워', 넥슨의 '프라시아 전기'와 더불어 게임 업계에서 올 상반기 MMORPG '빅4'로 꼽혀왔다.
한국형 MMORPG에 대한 청소년과 젊은 층의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나, 매출 지표는 여전히 MMORPG가 국내 게임사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셈이다.



◇ 데이브 더 다이버: 작지만 참신한 게임으로 틈새시장 노리기
대작 MMORPG 수준의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인디 게임 같은 참신함과 대형 게임사의 개발 노하우를 결합해 '틈새시장'을 노린 시도도 눈에 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약 8개월간의 얼리 액세스(사전 출시) 기간을 거쳐 이달 말 정식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낮에는 바닷속에 들어가 물고기를 사냥하고, 밤에는 잡은 물고기를 재료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내용의 독특한 게임이다.
제작사인 민트로켓은 넥슨이 지난 5월 신규개발본부 산하에 출범한 브랜드로, 소규모 개발진이 기존의 게임 개발 문법에서 벗어나 '재미의 본질'에 집중한 게임을 만들어 보고자 설립됐다.
그래서인지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이 그간 만들어온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다.
우선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싱글플레이 게임이고, 고전 게임을 연상시키는 2D 픽셀 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캐릭터 디자인 역시 기존에 넥슨이 보여준 '선남선녀'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국내외 게임 마니아들의 취향에 적중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지난 29일 유료 게임 중 판매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종합 게임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의 전문가·언론 매체 평점 역시 90점을 기록, 국내에서 제작된 PC 게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상업적 성공은 민트로켓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 TB'·'프로젝트 낙원'을 비롯해 다른 게임사의 전략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 그랜드크로스: 웹툰·웹소설 활용한 IP로 젊은 층 공략한다
이런 가운데 자체적인 히트작 IP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넷마블은 신규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IP '그랜드크로스'를 야심 차게 들고나왔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선보인 '그랜드크로스'는 게임뿐만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영상 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다.
지난달 29일 국내 시장에 소프트 론칭(한정적 지역에 우선 출시)한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이런 '그랜드크로스'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게임이다.
별도의 시네마틱 영상이나 컷신(게임 그래픽으로 구현한 이벤트 장면)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다른 게임과 달리, '에이지 오브 타이탄'은 게임플레이 중간에 나오는 다양한 웹툰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며 만화책을 읽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그랜드크로스' 기반 게임의 스토리는 다른 웹툰·웹소설과도 연결된다.
일례로 '에이지 오브 타이탄'에 등장하는 영웅 캐릭터 '범'과 '장승'은 '스튜디오 그리고'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웹툰 '범이 내려왔다' 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넷마블 계열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5월 웹툰·웹소설 제작사 '스튜디오 그리고'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6종의 웹툰과 3종의 웹소설을 선보인 바 있다.
웹툰·웹소설은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 1조원 이상을 돌파,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소년과 20대·30대 젊은 층을 독자로 확보하며 대세 콘텐츠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 업계도 웹툰·웹소설 IP와 게임 간의 연계 가능성을 일찍이 눈여겨 봐왔다.
2013년 '버프툰'으로 웹툰 시장에 뛰어든 엔씨소프트[036570]를 비롯해 컴투스[078340], NHN[181710]도 웹툰·웹소설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그랜드크로스'와 같은 게임사의 적극적인 IP 확장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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