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의 매운맛 특별"…대학서 한식 배우는 멕시코 미래요리사들

입력 2023-07-01 08:01   수정 2023-07-05 09:55

[르포] "한국의 매운맛 특별"…대학서 한식 배우는 멕시코 미래요리사들
고등조리원, 한식 정규과목 채택 앞두고 50시간 한식 특별 강좌 마련
백김치 물김치 등 7가지 김치도 직접 담가…"새로운 배움이 즐겁다"




(케레타로[멕시코]=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갈비찜에 할라페뇨 간장 장아찌'
30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주에 있는 요리 전문 대학인 이헤스(IGES·고등 조리원)의 '제1연구실'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먹음직스러운 갈비찜과 잡채, 전, 미역국, 떡볶이, 닭강정, 곶감말이를 조리하는 손놀림은 거침없이 능숙해 보였다.

한쪽에는 김밥과 7가지 종류의 김치가 그릇에 소담스럽게 담긴 채 젓가락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옆에 큰 유리병에 담긴 영롱한 자주색의 오미자 차에는 멕시코 선인장 종류인 블루 아가베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요리사 전문 양성 교육기관 중 한 곳인 이헤스에서는 교수와 학생 20여명이 지난 5주간 매일 5시간씩 총 50시간 동안 한식을 연구하고 공부했다.
30년 역사의 이헤스는 멕시코 대학 중 처음으로 한식을 정식 교육과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8∼9월 중 커리큘럼을 짠 뒤 교육부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인데, 이르면 내년부터 학생들에게 한식을 가르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한 준비 과정의 하나로 이헤스에서는 한식진흥원 주최로 한국의 장희영 셰프를 초빙해 한식 교육을 받았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은 교수와 학생들이 그간 배운 한국 요리를 이웃 또는 친구와 나누는 자리였다.



아리아드나 데 사보르냐니(22) 학생은 "사실 그간 해 본 적 없는 요리여서 식감도 생소하고, 정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감을 잡기 어려웠다"며 "다행히 케레타로에서 한국 식재료를 어느 정도 구할 수 있어서 다양하게 요리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케레타로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의 여러 기업이 입주해 있어서, 머나먼 한국으로부터 한식 식재료가 다수 공수되고 있다.
학생들은 특히 된장, 고추장, 간장, 김치 등 한국 발효 음식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대부분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 부어야 하는 '슬로 푸드'다.
사실 멕시코인들의 입맛이 한국인과는 달라서 현지에선 한국 특유의 톡 쏘는 발효된 맛과 진한 양념에 큰 호감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학생들은 깔끔한 맛을 내는 백김치와 물김치 등을 함께 담그며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이헤스에서 학생 등을 지도한 장희영 셰프는 "발효를 1∼3단계로 나누는 등 전반적인 한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볶음과 구이 등 한식의 조리 테크닉뿐만 아니라 이론 강의도 많은 시간을 들여 진행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한다. 멕시코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체재로 요리할 수 있는 법을 찾는 과정에서 적절한 맛을 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레베카 아르사테 카르도나(19) 학생은 "여러 가지 다양한 맛을 합쳐서 제가 원하는 맛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게 쉽지는 않았다"며 "(반복하다 보니) 좋은 결과물도 있었다. 한식의 특별한 매운 맛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장 셰프와 함께 개발한 할라페뇨 간장 장아찌는 아삭함과 특이한 매콤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내고 있었다.
강의를 수강한 학생 등은 "새로운 배움이 즐겁다"고 입을 모았다.
5주간의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장 셰프에게 정이 들어서인지 작별을 앞두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올리비아 곤살레스 멘도사 이헤스 총장은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역사가 깊은 한국 문화와 한식에 대해 우리는 깊은 존경을 가지고 있다"며 "(한식 정규 과목 채택으로) 한국과 멕시코 문화가 교류할 기회가 더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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