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인 체첸서 집단린치…"심각한 공격…푸틴도 보고받아"

입력 2023-07-04 21:21   수정 2023-07-05 16:48

러 언론인 체첸서 집단린치…"심각한 공격…푸틴도 보고받아"
인권침해 사건취재 중 공격받아…체첸 수장 카디로프는 '침묵'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 체첸 자치공화국의 인권 침해를 취재해온 러시아 독립언론 기자가 체첸에서 괴한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 받는 등 러시아도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서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소속 특파원 옐레나 밀라시나와 변호사 알렉산더 네모프가 인권 침해 의심 사건 심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3대의 차량이 도로를 가로막았다.
이어 복면을 쓴 괴한들이 밀라시나와 네모프를 구타했으며 휴대전화를 빼앗고 서류와 장비를 파손했다고 노바야 가제타는 전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밀라시나와 네모프는 머리와 손 등 여러 곳에 골절상을 입었고, 네모프는 칼에 다리를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시나는 체첸 인권 담당자인 만수르 솔타예프에게 "전형적인 납치 사건이었다. 그들이 운전사를 차 밖으로 끌어내고는 우리 고개를 숙이게 한 뒤 손을 묶고 무릎을 꿇렸으며 머리에 총을 들이댔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은 "그들은 구타당하는 동안 '여기서 나가고 아무것도 쓰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밀라시나는 최근 수 년간 체첸에서 동성애 남성들에 대한 대대적 체포와 고문 사건을 비롯해 여러 인권 침해에 대해 취재해왔고, 이전에도 여러 차례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2020년에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 수장에 의해 테러리스트라는 비난을 받은 뒤 체첸에서 폭행당한 적도 있었다.
그가 이번에 그로즈니를 방문한 것은 남편과 아들이 카디로프에 반대한 뒤 해외로 이주한 것과 관련해 보복 기소로 의심되는 여성의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이 사건에 대해 보고 받았고 타티아나 모스칼코바 인권위원이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이번 사건이 "매우 과감한 조처가 필요한 굉장히 심각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카디로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체첸 인권 담당자 솔타예프는 이 사건이 체첸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모흐마드 아흐마도프 체첸 상원의원 역시 카디로프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면서 사건이 공식적인 수준의 승인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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