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사태 'PF 뇌관' 건드릴라…건설·2금융권 긴장 고조

입력 2023-07-09 06:01  

새마을금고 사태 'PF 뇌관' 건드릴라…건설·2금융권 긴장 고조
주요 건설사 고위험 미착공 PF 지급보증 60%…저축은행 등 신용하락 압박↑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홍유담 기자 = 새마을금고 사태의 촉발 지점 중 하나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꼽히면서 건설·금융권에 잠재된 PF 리스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붕괴 사고로 PF 차환 지연 우려가 불거진 GS건설[006360]을 비롯해 주요 건설사 PF 지급 보증액의 60% 이상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미착공 사업장에 대한 것으로 나타나 건설업계의 우려가 깊다.
제2금융권 역시 가뜩이나 부동산 금융 리스크로 신용도 하락 압력이 커진 상태에서 PF 불안감을 자극하는 악재가 연발하자 파장을 주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건설사 PF지급보증 60%는 '미착공'…겹악재에 불안 커져
9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 7곳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총 14조4천147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대우건설[047040]과 태영건설[009410]은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중 미착공 PF 지급보증액이 8조8천464억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분양 경기가 위축된 만큼 착공과 분양, 본PF 전환 등의 지연으로 수익성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미착공 PF 지급보증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크다.
최근 붕괴 사고로 위기에 빠진 GS건설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1조4천749억원으로 롯데건설(5조7천억원), 태영건설(3조16억원), 현대건설(1조5천800억원) 등에 비해 적었다.
그러나 GS건설의 PF 지급보증액에서 미착공 PF 지급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1조3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PF 지급보증 전액(1천820억원)이 미착공 물량인 DL이앤씨[375500]를 제외하면 7곳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대우건설(79.4%)과 롯데건설(75.0%), 현대건설(51.0%), 태영건설(41.0%)의 비중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만 7.0%로 한 자릿수대였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GS건설에 대해 붕괴 사고 여파로 투자심리가 약화해 PF 차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평가한 가운데 이런 현상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이어 GS건설 사고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부실시공이 연이어 터지면서 국내 건설사에 대한 시장 신뢰도를 크게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과중한 PF 우발채무 부담을 지적하며 태영건설(A·부정적→A-·안정적)과 롯데건설(AA+·부정적→AA·안정적)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강등하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오던 PF 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앞서 장기간 호황을 누린 덕분에 상위 건설사들의 재무 여건은 아직 견조하고, 정부도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PF 위기가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한 증권사 건설 부문 애널리스트는 "10년의 호황으로 상위 건설사의 유보 현금은 역대 최대"라며 "2010년 이전에는 시공사에 집중됐던 우발채무 부담이 금융권 전반으로 분산된 것도 건설업계의 리스크를 줄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도 "정부의 유동성 지원책에 힘입어 건설사의 유동화증권 차환이 작년 하반기보다 용이해졌다"며 "롯데건설-메리츠증권, 태영건설-한국투자증권의 공동펀드 조성 등 PF 우발채무에서 비중이 큰 A급 업체들의 단기물 만기구조를 장기화하는 리스크 경감 조치들이 올해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 신용도 하향 압박 거센데…'PF 뇌관 터질라' 숨죽이는 제2금융
이번 악재로 제2금융권의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도 덩달아 부각되고 있다.
앞선 저금리 기조 때 부동산 금융에 적극 뛰어든 탓에 금융권 전반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높은데, 특히 제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은행과 보험 등은 선순위이거나 시공사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사업을 벌여왔지만,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은 후순위 및 브릿지론처럼 수익률은 높되 리스크가 큰 물량 위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상반기 정기 평가를 마친 신평사들 사이에서는 저축은행들의 PF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2개 저축은행의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총 9조5천억원으로 자기자본 및 총대출 대비 부동산PF 비중이 각각 225%, 30%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브릿지론이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34%로 증권(이하 평균 9%)이나 할부리스(29%) 등 타 업권보다 큰 편이었다.
제2금융권의 PF 리스크는 실제 신용도 하향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2금융권 업체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 상·하향 배율(상향 건수를 하향 건수로 나눈 값)은 0.4배로 지난해(2.14)와 2021년(4.67)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종전과 비교해 올해는 신용도가 개선된 곳보다 나빠진 곳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는 뜻이다.
증권사들도 부동산 금융 사업이 크게 축소된 데다 기존 대출 건들에 대한 PF 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몇분기 연속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분기 주요 증권사들의 지배주주 순이익은 5천200억원대 수준으로 작년 동기보다 약 14%, 직전 분기보다 46%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기평은 현재 금융권 PF 리스크에 대해 "부동산 경기의 빠른 호전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과도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는 향후 신용도 유지에 큰 부담"이라면서도 "정부의 각종 부동산·PF 지원책으로 아직 재무 건전성 지표 저하가 급격하게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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