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왕이 주중 회동할듯…"상호존중 입각 韓中관계 논의"(종합2보)

입력 2023-07-12 23:25  

박진-왕이 주중 회동할듯…"상호존중 입각 韓中관계 논의"(종합2보)
인니 주최 아세안회의 동반 참석…회담성사시 장관급 대화채널 복원 의미
북핵·공급망 등 논의 예상…싱하이밍 설화 관련 中 대응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한종구 특파원 = 한국과 중국이 금주중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다자회의를 계기 삼아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간의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한·중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양국은 13∼14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박 장관과 왕 위원이 나란히 참석하는 기회를 활용해 양자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전 현재 두 사람의 회담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나, 양측 다 한중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박진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도착한 뒤 왕이 위원과의 회담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어 "중국과 상호 존중과 호혜 등에 입각한 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런 기본 입장에 바탕을 두고 한중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한 양측은 아세안 관련 일련의 외교장관 회의 기간 양자 교류를 하기 위해 외교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현재로서는 (한중 회담 개최 여부·일정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라인의 1인자이자 전임 외교부장이었던 왕 위원은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건강상 이유로 이번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대타'로 참석하게 됐다.
당초 가능성이 거론됐던 박 장관과 친 부장의 첫 대면 외교장관 회담은 불발됐지만, 박 장관과 중국의 외교라인 최고위 인사인 왕 위원의 회담이 성사되면 그 형식과 의미 면에서 외교장관 회담과 대등한 수준일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미·중이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등의 연쇄 방중으로 '대화 있는 갈등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한중간에도 고위급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양국 모두 일정한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상호 비자 발급 제한, 대만 문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설화 등으로 갈등하며 고위급 대화를 한동안 갖지 않았던 한중은 지난 4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의 방중 협의를 통해 분위기 전환 가능성을 탐색한 바 있다.
당시 최 차관보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은 수교 이래 변함없이 견지되어 왔다고 확인하면서 양국 간 갈등 사안 중 하나였던 대만 문제는 일단 봉합됐다는 평가가 외교가에서 나왔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절대 반대'를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은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반발하면서 양국 관계는 빠르게 냉각된 바 있다.
박진-왕이 회담이 성사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와 그에 맞선 한미일의 안보 공조 강화를 둘러싸고 팽팽한 논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중국 수출 통제에 중국이 희귀 금속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카드로 맞선 상황에서 한중이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도모하는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박진-왕이 회동이 이뤄지면 한중간에 남은 쟁점 현안 중 하나인 싱하이밍 대사의 설화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거리다.
"중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면 후회한다"는 등의 싱 대사 발언에 대해 한국 대통령실은 지난달 13일 중국 측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으나, 중국은 현재까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회담이 성사되면 이견은 적지 않을 것이나, 올해 들어 사실상 중단 상태였던 양국 간 고위급 외교 대화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중 발로 나온 상대국에 대한 메시지는 대체로 양국 관계 안정화를 지향하는 톤으로 평가된다.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척지고 지낼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한중 우호 증진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왕 위원도 지난 10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보아오포럼 이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한(한중) 관계는 정체돼선 안 되고 퇴보는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대(對)한국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왕 위원이 외교부장으로 재직했던 작년 8월 산둥성 칭다오에서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한 바 있으며, 지난 3일 왕 위원이 참석하고 박 장관이 영상 축사를 한 한중일 협력 국제포럼에서 북한산과 태산을 함께 등반하자는 제안을 주고받기도 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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