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 앙숙' 튀르키예·그리스, 나토 계기로 관계개선 급물살

입력 2023-07-13 11:32  

'에게해 앙숙' 튀르키예·그리스, 나토 계기로 관계개선 급물살
튀르키예 대통령·미초타키스 총리 회담, 관계 재설정 시동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랜 앙숙인 튀르키예와 그리스 양국 관계 개선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회담을 하고 대화와 신뢰 구축 조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과 그리스 총리실은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최근 몇 달간 양국 관계에 형성된 긍정적인 분위기가 연속성과 일관성을 갖는 것은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긍정적인 모멘텀을 기반으로 (관계를) 구축하고 앞으로 양국 간 여러 대화 채널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며 두 정상이 "모든 수준에서 더 빈번한 접촉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0년 양국 화해를 위해 설치한 고위급 협력위원회 차기 회담을 올가을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초타키스 총리도 이날 회담 후 기자들에게 에르도안 대통령과 한 시간 동안 회담하고 고위급 접촉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튀르키예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양국 간 문제가 그동안 "마법처럼 해결되진 않았다"며 "하지만 오늘 회담은 그리스와 튀르키예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저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도를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최근 나란히 재선에 성공한 두 사람이 만난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두 정상의 이날 회담은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고 그리스를 포함한 서방 국가들과의 긴장을 낮출 용의가 있음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열렸다고 AP는 짚었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지만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으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대립해왔다. 그리스는 400년 가까이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았으며, 현대 들어서도 양국은 지난 수십년간 에게해 섬 영유권과 영공 침범, 지중해 자원 탐사, 키프로스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영공 침범과 미국산 F-16 전투기 구매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양국 간 회담을 중단했다.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초타키스 총리가 튀르키예에 F-16 전투기를 판매하지 못하게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올 2월 대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에 그리스가 먼저 지원의 손길을 내밀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우리는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사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국방장관도 이날 빌뉴스에서 별도의 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모두 미국의 지원을 받아 공군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튀르키예는 F-16 전투기 구매를, 그리스는 F-35 전투기 프로그램 참여를 각각 희망해왔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튀르키예에 대한 F-16 판매에 부정적이었던 미국 의회는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한 것을 전후해 F-16 판매와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yunzh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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