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헤이글 前美국방 "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중요…핵심은 안보"

입력 2023-07-16 06:02  

[일문일답] 헤이글 前美국방 "한미동맹 어느 때보다 중요…핵심은 안보"
"어떤 동맹도 완벽하지 않아…한미, 70년간 차이 성공적으로 극복"
"한미일 협력, 역내 정세로 볼 때 필수불가결…한일, 중요한 건 미래"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10년 전 한미동맹 60주년 때 미국 국방장관이었던 척 헤이글 전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의 복잡한 지정학적 정세 속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한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10년 전과 현재 상황을 비교해 이같이 언급한 뒤 "경제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동맹관계가) 확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미 동맹의 근간은 국가 안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동맹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지난 세월 동안 차이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다"고도 평가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지난 2013년 2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제24대 미국 국방장관으로 전격 발탁한 초당적 이력의 소유자다.
그가 국방장관에 임명된 그 해에 한미동맹은 60주년을 맞이했고, 그는 이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연합뉴스는 지난 10년간 한미동맹 관계의 변화와 발전,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을 짚어보기 위해 헤이글 전 장관의 견해를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미 동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했다. 동맹의 의미를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언을 부탁한다.
▲ 한미 동맹은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다. 이는 안보와 방위 측면에서 뿐 아니라 무역과 인적 교류, 교육 등 모든 측면에서 그러하다. 한국은 증대하는 북한이라는 위협과 중국의 부상 속에서 한층 위험한 지역에 존재하고, 이런 측면에서 동맹의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어떤 동맹도 완벽하지 않다. 양국 사이에도 차이가 존재했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해 왔으며, 공동의 이익을 향해 나아갔다 현재 세계는 기술 발전과 기후 변화에 압도되고 있다. 역사의 어떤 시점에서도 이 같은 빠른 변화는 경험하지 못했다. 이 같은 시점에 동맹과 우정은 한층 중요할 수밖에 없다.
-- 한미 동맹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고 보나.
▲ 70년간 변함없는 핵심 가치는 국가 안보다. 방위, 외교 정책, 무역 등 결국 모든 측면의 근간은 안보에 있다. 북한은 지난 10년간 한층 위험한 도전으로 부상했고, 여기에 중국의 영향을 더해야 한다. 미중 관계는 현재 어떤 시점보다 나쁘며, 이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궤도로 돌아올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전히 (한미동맹의) 핵심 가치는 국가 안보다.
-- 한미동맹 60주년인 2013년 국방장관으로 재직했었다. 그로부터 10년간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하나?
▲ 새로운 위협과 의제들이 부상했지만 기본적으로 동맹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세계는 한층 복잡해졌지만 국가 안보라는 측면에서 공조의 틀은 바뀐 것이 없다.
-- 한국에서는 그 사이 몇 차례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직전 문재인 정부와 현재 윤석열 정부 사이에는 안보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나.
▲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고, 그는 매우 직선적이고 선명한 사람이었다. 모든 정권마다 차이는 존재한다. 심지어 같은 당에서도 그렇다. 각 대통령마다 사안에 접근하는 새로운 관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그런 측면에서 집권 초기이고 그에게 기반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그 함의는 무엇이라고 보나.
▲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한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종류의 한층 복합적인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전반이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미국 뿐 아니라 역내에서 분명한 위협이며 그들의 전략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위협한다. 그런 차원에서 워싱턴 선언은 양국의 안보 약속에 대한 재확인이며 공동 방위를 포함해 경제와 기후 변화 등 포괄적 문제에 있어 양국의 공조를 재확인하는 강력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 오는 18일에는 워싱턴 선언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한국에서 열린다. NCG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핵공유 모델에 준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이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 나토와 비교는 적절치 않다. 나토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고, 참여국 숫자부터 다르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정직하고 실용적일 필요가 있다. 실제 위협이 무엇이고 현실이 무엇인지 직시해야 한다. NCG의 성격은 협의에 있다. 다만 그 협의가 매우 강도높은 것이라는 점 또한 사실이다. 모든 동맹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같은 신뢰를 양쪽 모두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떤 동맹과 어떤 정부도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이는 70년간 신뢰를 훼손하지는 않았다. 이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한미일 삼각 공조가 인도·태평양 안보 구축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나?
▲ 물론이다. 한미일 삼각 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현재 역내 정세를 볼때 필수불가결하다. 중국은 군비를 증강하고 있으며 사방으로 뻗어가고 있다. 지금보다 삼각 동맹이 더 중요한 시점은 없었다. 한일 간에는 역사 문제를 비롯한 갈등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래다. 과거는 존중해야 하지만, 오늘은 지나간 것이고 내일만이 중요하다.
게다가 인태 지역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한미일 삼각 관계를 지켜보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한국과 일본, 미국을 보고 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이들 나라들에게 깊숙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도 한미일 삼각 관계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 알다시피 한국에서는 여전히 자체 핵무장 주장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바람직하다고 보나?
▲ 기본적으로 한국과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이는 스스로를 더 표적으로 만들 뿐이다. 우리는 동맹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한국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공격 상황에서도 그렇다. 북한과는 협상에 나서는 것이 더 낫고 현명한 길이다. 더 많은 핵보유국이 생길수록 통제는 더 어렵다. 일부 핵보유국은 책임있는 국가들이 아니며, 북한은 분명히 그 가운데 하나다. 핵보유국이 늘어날수록 그들이 실수를 저지를 확률도 높아진다. 의도하지 않은 핵전쟁의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 북한의 도발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 한미의 공통된 분석이다. 조만간 실제 재개가 가능할까? 북한 김정은국무위원장의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나.
▲ 기본적으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제 39세의 젊은이고, 그는 '아이(kid)' 시절에 권력을 쥐었다. 그는 어떤 측면에서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같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다. 그는 한층 위험하고, 한층 부주의하고 무모하다. 일부는 그가 미사일을 쏘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



-- 북한 억지에 있어 중국이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
▲ 나는 항상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어 왔다. 북한은 알다시피 극도로 폐쇄된 나라고, 우리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의 역할을 나는 지속적으로 중국 관료들에게 강조해 왔다.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의 이익과도 상충한다. 북한이 중국 코앞에서 핵 위협을 가하는 것은 중국이 원치 않는 일이다. 김정은의 호전적 발언들을 익히 알고 있고, 중국 또한 비슷한 발언을 했지만, 중국은 그럼에도 북한이 책임감있게 행동하게 하는 데에 여전히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중국은 분명히 뒷마당에서 핵참사가 벌어지는 일을 원치 않는다.
--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최대의 부상하는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중이 갈등을 피하고 경쟁할 수 있을까. 두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 중국은 미국의 중요한 경쟁자다. 1984년 사업가로서 나는 거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한 기술자가 '한 가지를 명심하라. 우리는 5천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충분한 교훈을 습득하고 준비가 갖춰지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것이 내가 잊지 못하는 중국의 외교 정책이다. 나는 중국 전문가가 아니지만, 중국이 전혀 다른 세계 질서를 도모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은 힘을 숭배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강력해져야 하고, 한미 관계로 돌아가서 한미 동맹, 한미일 동맹은 강력해야 한다. 중국에게 우리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
-- 내년에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공화당의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한 바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의 태세 변경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실제 주한미군의 상태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까.
▲ 미국의 대통령은 강력한 권한을 가졌지만 그 상당 부분은 의회의 승인과 견제에 따른 것이다. 언급한대로 대통령이 실제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싶다 하더라도, 그가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않는 한 이는 의회에서 제지될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높은 제약이다. 실제 트럼프 재임 시절 나토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나토는 조약 동맹이고 의회는 이를 항상 지지해 왔다.
나는 트럼프가 미국에 엄청난 해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그는 동맹의 신뢰를 훼손했다. 한국 입장에서 북한이 우리를 침공했을 때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냐에 대해 의문이 들게 한 것이다. 트럼프가 지금은 (공화당 당내 대선 주자 중 지지율) 1위지만, 실제 당선될 것인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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