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때 표적 된다"…괌서 美 미사일방어 편입에 우려 목소리

입력 2023-07-26 15:44  

"전쟁 때 표적 된다"…괌서 美 미사일방어 편입에 우려 목소리
中 견제 위해 괌 내 미사일방어체계 설립 추진…약 2조원 투자
현지선 "주민 생명·생계 위협하는 일" 지적…"원주민 영토도 침범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이 자국령 괌에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추진하면서 현지에서는 전시에 이곳이 적의 주요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3월 공개한 2024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서 괌에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만드는 데 15억 달러(약 1조9천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7년까지 괌 내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완공하는 게 미 국방부 목표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앞서 1월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괌 내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5억 달러(약 6천392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렇게 개발될 미사일방어시스템은 20개 후보지 중 최종적으로 선정될 몇 개 부지에 구축될 예정이다.
미국의 이런 계획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인도 태평양지역의 안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예컨대 미군은 대만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중국이 괌 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셸 앳킨슨 MDA 국장은 "지금 전력으로도 오늘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서 괌을 방어할 수 있지만, 중국 등 괌에 대한 역내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괌 방어를 강화하려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괌 현지에서는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 인해 괌이 미·중 분쟁 발생 시 주요 표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괌 대학교 정치학 조교수 케네스 쿠퍼는 "미국의 전투력 투사(세계 어느 곳에서든 빠르게 경보 전파, 동원, 전개, 작전을 펼치는 능력)는 괌을 (적의) 표적으로 만든다"면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괌)는 십자선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쿠퍼 조교수는 "오늘날 미군은 '방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괌에 공격용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괌의 전 미 의회 대표 로버트 언더우드는 괌이 "미사일 방어 개발을 위한 시험장으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이 섬을 고향으로 부르는 이들에게는 생명과 생계를 파괴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괌에 배치될 미사일방어시스템이 원주민 차모로족의 영토를 침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역사 보존을 연구하는 현지 학자 조지핀 옹은 미사일시스템에 대해 "미군이 이미 점유하고 있는 차모로족 영토를 추가로 박탈하면서 기존 (미군) 기지와 정부 재산의 범위를 넘어서는 토지 이용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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