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 국가들에 최고 군사 교육국으로 부상"

입력 2023-08-02 12:26  

"중국, 아프리카 국가들에 최고 군사 교육국으로 부상"
홍콩매체 "중국, 영향력 확대 위해 아프리카에 군사훈련 제공"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최고 군사 교육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현지 국가들에 중국의 군사 대학에서 전문 교육을 받을 기회를 확대하면서 중국 군사 대학의 '아프리카 동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에리트레아의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자신이 1967년 중국에서 받았던 군사 훈련을 회고하며 "에리트레아 국민들은 중국인들이 에리트레아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제공한 귀중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훈련 받은 아페웨르키 대통령은 에리트레아의 30년 독립 운동을 이끌었고, 1993년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했다.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는 대에티오피아 독립전쟁 영웅인 아페웨르키가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페웨르키를 포함해 10여명의 전현직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 같은 중국 군사 대학 출신이다.
짐바브웨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도 난징에 있는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 동문이다. 그는 2017년 11월 군사 쿠데타를 통해 짐바브웨를 37년 동안 통치한 로버트 무가베를 몰아내고 권좌에 앉았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가 지난달 발간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의 아프리카 동문 중에는 10명의 군 최고 사령관, 8명의 국방장관과 콩고민주공화국·탄자니아·기니비사우의 전 대통령이 있다.
최장수 육군 참모총장 등 모잠비크의 많은 군 참모도 이 학교에서 훈련을 받았고, 우간다 합참의장도 동문이다.
인민해방군 육군지휘대학이 갈수록 더 많은 아프리카 학생을 받으면서 아프리카인을 위한 주요 전문 군사 교육 기관이 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대학 외에 인민해방군 국제방위연구대학은 종종 학생의 절반가량이 아프리카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또 인민해방군 국방대학에는 연간 수백명의 아프리카 장교들이 입학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을 약 20년간 통치한 조셉 카빌라 전 대통령 등이 동문이고, 에티오피아는 2015년부터 장성 진급을 앞둔 고위 장교들을 이 대학 대학원 과정에 입학시키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자국 군사 학교 학생 모집 캠페인을 벌이면서 코로나19 이전까지 중국 군사 학교에 입학한 아프리카 장교는 수천명에 달한다고 USIP 보고서는 밝혔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국방대 아프리카전략연구센터의 폴 난툴랴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중국이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에 3년마다 약 10만명의 교육 기회를 제공했고 그중 6%인 약 6천명이 군사 교육 대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기간인 2021년에는 중국이 제공하는 교육 기회가 총 1만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관들은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해당 교육 기회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가능한 한 빨리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난툴랴 연구원은 아프리카에 있는 군 기지나 시설, 현지 주둔 군 인사의 수에서 여전히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이 중국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고, 서방이 아프리카 현지에서 진행하는 군사 교육 프로그램도 중국보다 훨씬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이 서방 국가들보다 많은 장학금을 제공하고, 자국 장교들의 중국 군사학교 입학시 받는 심사도 서방 학교보다 덜 까다로운 것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 리나 베납달라 부교수는 미국, 인도, 유럽연합(EU)은 가성비 측면에서 자국보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군사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수백명의 아프리카 장교들을 자국 땅으로 불러들여 숙식을 제공하는 것보다 몇몇 교관들을 아프리카 현지로 보내 아프리카인들을 훈련하는 것이 훨씬 저렴한 데다, 아프리카 탐사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중국은 '소프트 외교 정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장교들을 중국 땅으로 초대해 훈련과 견학을 시키며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지워싱턴대의 데이비드 신 교수는 "갈수록 중국이 서방 군사 훈련의 대체지로 부각되고 있다"며 아프리카에서 중국산 무기가 점점 흔해지고 있는 것도 아프리카인들이 중국의 훈련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서방 정부들이 수년 전 그랬듯,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이득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며 중국으로부터 훈련받은 아프리카 군 인사들이 늘어날수록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경향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서방 정부들이 군사 훈련을 제공하면서 인권 유린 방지와 민간에 의한 군 통치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그런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것도 아프리카 국가들에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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