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 논란에 연임포기·대타도 사퇴…험난했던 KT 대표 찾기

입력 2023-08-04 17:53  

카르텔 논란에 연임포기·대타도 사퇴…험난했던 KT 대표 찾기
구현모, 두차례나 후보 됐지만 백지화…윤경림 도전도 '이권카르텔' 비판에 좌초
檢수사까지 부르며 기존 이사진들 퇴진…9개월 우여곡절 끝에 경영공백 해소 수순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통신공룡' KT[030200]의 새로운 리더를 찾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도전 선언과 중도 하차, 윤경림 전 사장의 대표 후보 내정, 여권의 '이권 카르텔' 비판에 따른 윤 전 사장의 후보 사퇴와 기존 이사진의 줄사퇴, 대표 후보군 재공모, 검찰 조사까지 약 9개월간 엄청난 논란과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마침내 4일 새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대표 인선 논란의 시작은 구 전 대표가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사회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T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올라 업계에서는 그의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KT와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 구조 문제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겠다고 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 국민연금이 주주 총회에서 구 전 대표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신호로 읽힌 탓이다.
이에 구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KT 이사회로부터 연임 적격 평가를 받았지만, 단독 후보로 추천받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사회는 구 전 대표와 경쟁할 다른 후보를 추천 또는 지원받는 형식을 통해 다시 심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때 공개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지 않아 '깜깜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사회는 사내·외 인사 27명을 두고 두 번째 심사를 진행한 결과, 구 전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다시 확정해 발표했지만, 다시금 국민연금의 공개 반대에 이를 백지화했다.
국민연금의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이 KT 이사회의 발표가 난 지 약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하면서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가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졌다.
결국 이사회는 공개경쟁을 통해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원점에서 또다시 심사하기로 했다. 세 번째 심사였다.
공모 결과, 사내·외 인사 34명이 지원했지만 구 전 대표가 중도에 연임을 포기하면서 최종 지원자는 33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일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잠시 나왔지만, 이사회는 올해 3월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했다.
윤 전 사장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캠프에서 경제특보를 맡은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윤 대통령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후보로 내세우며 '여권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들이 모두 사퇴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특히 국회 주무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윤 전 사장 실명까지 거론하며 '이익 카르텔'과 '아바타' 등으로 비판하고 나서자 윤 전 사장은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이강철, 벤자민 홍, 유희열, 김대유,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등 사외이사 7명도 시차를 두고 줄줄이 사임하면서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혼란은 커져만 갔다.
특히 검찰이 이른바 'KT 이권 카르텔'의 일환으로 여겨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하면서 구 전 대표와 남중수 전 KT 대표 등을 잇달아 소환하고, 광화문 사옥 등을 압수 수색하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이처럼 경영 공백이 길어지고 회사를 둘러싼 위기가 커지자 KT는 지난 3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울러 지난 6월 공석이 된 사외이사 일곱 자리를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채우면서 이사회를 새로 꾸렸다.
새 이사회는 지난달 4일 대표이사 후보군 구성을 위한 공모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선임 절차를 개시했고, 지난 27일 후보군 가운데 김영섭 전 LG CNS 사장,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 등 3인을 심층 면접 대상자로 압축했다.
당시 KT는 공개 모집 지원과 주주 추천, 외부 전문 기관 추천 등으로 구성된 사외 후보군이 27명이라고 밝혔지만, 사내 후보군은 몇 명인지, 또 후보군 면면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다시금 '깜깜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KT는 이날 차기 대표 후보로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선정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경영 공백과 혼선을 사실상 끝내게 됐다.
김 후보는 이달 하순 열리는 임시 주주 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으로 선임된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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