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 빈발…선진국도 예외 아냐

입력 2023-08-04 17:02  

세계 각지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 빈발…선진국도 예외 아냐
일본·유럽서도 올해 일어나…중국서는 2010년에 반년간 잇따라 발생


(도쿄·베이징=연합뉴스) 박상현 정성조 특파원 = 한국에서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골목에 이어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화점에서도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이 발생하면서 이른바 '묻지마 흉악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사회를 경악하게 하는 사건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빈발하는 미국을 제외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선진국인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지에서 올해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23일 오사카와 간사이공항을 오가는 JR간사이공항선 열차 안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다쳤다.
범인은 흉기 난동 사건 전부터 열차 통로를 오가거나 다른 승객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는 등 이상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와 목 등을 베인 피해자는 "좌석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찔렸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1년 수도권에서 운행되는 오다큐선과 게이오선에서 승객이 흉기를 휘두르는 난동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을 계기로 고속열차 신칸센을 포함한 일부 열차의 객실 내부에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프랑스 동부 안시의 한 공원에서는 시리아 국적 남성이 6월 8일(현지시간) 흉기를 휘둘러 3세 이하 어린이 4명과 성인 2명 등 6명이 다쳤다.
파란 스카프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 남성은 칼을 공중에 흔들면서 영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소리쳤고, 유모차를 끌고 달아나는 여성을 따라가 범행을 저지르는 잔혹함을 보였다.
그는 2013년 스웨덴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스웨덴 여성과 결혼해 낳은 아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26일 스페인 남부 도시 알헤시라스의 한 교회에서는 남성이 일본도를 휘둘러 행정 업무를 돕는 사람이 사망했고 성직자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같은 달 25일 독일 북부 킬에서 함부르크로 이동하던 열차에서도 남성의 묻지마 흉기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
남성은 열차가 브로크슈테트역에 도착하기 직전에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이 사건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앞서 중국에서는 2010년 묻지마 칼부림이 반년에 걸쳐 연쇄적으로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줬다.
그해 3월 중국 푸젠성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40대 남성이 초등학생들에게 칼을 휘둘러 8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당한 일이 시작이었다.
며칠 뒤에는 광둥성 초등학교와 장쑤성 유치원의 칼부림 사건으로 각각 31명과 19명이 다치는 일까지 일어났다.
일주일 사이에 어린이들을 겨냥한 세 건의 묻지마 강력 범죄가 보도되면서 학부모의 불안이 커졌고, 중국 당국은 '학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그해 5월에는 삶을 비관한 랴오닝성의 한 20대 청년이 흉기를 사용해 사우나 여성 종업원들에게 중상을 입혔고, 광둥성에서는 남성이 젊은 여성만 골라 6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도 있었다.
당국은 모방 범죄 차단을 위해 중대 범죄자를 이례적으로 한 달 만에 사형에 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묻지마 범죄는 이후로도 한동안 계속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사회학계는 고속성장 속에 불평등 구도가 공고해지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psh59@yna.co.kr,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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