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불구 서방 반도체 '뒷구멍' 수입…무기 등에 활용

입력 2023-08-07 16:21  

러시아, 제재 불구 서방 반도체 '뒷구멍' 수입…무기 등에 활용
중국 통한 수입이 87%…"제재 회피 놀라울 정도로 뻔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러시아가 자신들을 겨냥한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뒷구멍'을 통해 서방 반도체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수입된 반도체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은 물론 군사 무기에도 대거 활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CNBC방송은 7일(현지시간) 무역 통계와 여러 기관의 보고서 등을 분석해 러시아가 중국 같은 '중개 국가'를 통해 서방의 반도체와 첨단 제품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5억달러(약 3조2천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장비를 수입했다.
이는 2021년 18억달러(약 2조3천500억원)에서 많이 늘어난 규모다.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각종 서방 제재가 도입됐지만 러시아는 이를 비웃듯 반도체 수입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싱크탱크 KSE 연구소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회수된 58개의 러시아 중요 군용 장비를 분석한 결과 1천개 이상의 외국 부품이 발견됐다.
특히 이 부품들은 주로 서방의 반도체 장비였다고 KSE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마이크로칩 등 반도체는 드론, 라디오, 미사일, 장갑차 등 여러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등 현대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선임 연구원으로 KSE연구소 보고서의 저자이기도 한 엘리나 리바코바는 "러시아는 군대에 필요한 서방산 핵심 부품을 여전히 수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바코바는 "(러시아의) 제재 회피가 놀라울 정도로 뻔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의 연구에서도 러시아 군대는 순항 미사일, 통신 시스템, 전자전 장비 등 27개의 가장 현대적인 무기 시스템에서 450여 유형의 다양한 외국산 부품을 사용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고문 샘 벤데트는 "민간 마이크로 전자제품이 국경을 넘어 세계 무역에 포함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러시아 반도체 수입의 가장 큰 뒷구멍은 중국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은 작년 4분기 러시아 반도체 전체 수입의 87%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제품의 55%는 다른 곳에서 생산된 후 중국 같은 중개자를 통해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중국 외에도 조지아, 아르메니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으로부터도 반도체를 들여온 것으로 분석됐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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