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 전성시대' 뛰어든 프리미엄 전기차…벤츠 EQE SUV

입력 2023-08-10 06:00  

[시승기] 'SUV 전성시대' 뛰어든 프리미엄 전기차…벤츠 EQE SUV
탁월한 동력성능에 우수한 전비…도심용 '데일리카'로도 손색없어
2열 레그룸 넓지만 시트 짧아 호불호 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EQE SUV'를 국내 출시하면서 '올라운더'(all-rounder)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그간 전기차 EQ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전동화 역량 등 최신 기술력에 더해 SUV의 편의성과 실용성까지 종합적으로 갖춘 차종이라는 취지다.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EQE SUV의 한국 시장 포지션 목표를 볼륨(많이 팔리는) 차종으로 둘 정도로 자신감이 반영됐다.



최근 EQE SUV로 서울시내와 경기도, 충청도 등 200여㎞를 주행하며 EQE SUV에 적용된 전동화 파워트레인(동력계)과 각종 주행 보조기능, 실용성 등을 살펴봤다. 탑승한 차량은 동력 성능 등이 향상된 'EQE 500 4MATIC SUV' 트림이다.
벤츠 로고가 촘촘히 박힌 전면부의 검정 라디에이터 그릴,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고자 차량 전체로 이어지는 유선형 디자인 등 EQ 시리즈 특유의 외관은 낯설지 않다.
EQE 세단보다 전장은 약간 짧은 4천880㎜이지만 전고가 높아 중량감을 주는데, 그렇다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우락부락한 느낌은 아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누르니 '윙' 하는 미래차스러운 전자음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헤드룸이 넉넉해 키 179㎝인 기자가 시트를 높여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만큼 머리 위 공간이 남는다. 대형 헤파(HEPA) 필터를 포함한 공기 청정 패키지는 여느 차를 탈 때와는 확연히 다른 수준의 차내 공기질을 제공한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한 뒤 운전 모드를 바꿔 가며 동력 성능을 시험했다.
전비 효율을 고려해 전체 주행시간의 70%가량은 E(에코) 모드로 두고 운행했지만, 특별히 불편하다고 느낄 만한 상황은 많지 않았다. 오르막 차로에서 출력이 달린다 싶으면 C(컴포트) 모드로 바꾸니 충분한 토크가 발생해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자연스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간혹 소통이 원활한 구간을 지날 때 S(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속도계 숫자가 금세 올라갈 만큼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EQE 500 4MATIC SUV의 최대 출력은 300㎾, 최대 토크는 858Nm이며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4.9초다.
가장 출력이 낮은 E 모드로 주행하더라도 별생각 없이 가속하다 보면 속도가 금세 시속 100㎞에 도달할 만큼 힘이 좋다. 전기차 특성상 동력 소음이 적은 데다, 특수 유리막과 보충재 등으로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차단 효과를 높인 터라 일부러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속도계를 보다 흠칫 놀랄 수도 있다.



차량 특성이나 파워트레인 성능만으로 보면 탁 트인 도로를 마음껏 주행하는 데 어울리긴 하나 도심에서 '데일리 카'로 활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운전대를 돌려 선회할 때 뒷바퀴 각도를 함께 조정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한국처럼 '열악한' 운전 환경에서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시속 60㎞ 미만 속도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10도까지 꺾이는데, 차로 폭이 좁은 도로에서 유턴하거나 협소한 주차장에 차를 댈 때 탁월한 기능을 발휘한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대를 끝까지 돌리면 전장이 5m 가까운 준대형차의 선회 반경이 소형차급으로 짧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기차 오너들의 고질적 불만 중 하나가 회생제동 단계를 높이면 차량의 울컥거림이 심해진다는 것이지만, EQE SUV에서는 이런 현상이 상당히 완화됐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운전대 뒤편에 있는 패들을 조작해 최고 단계인 '강력 회생제동'을 설정해도 큰 거부감이 없는 수준으로 속도가 줄어든다.



EQE SUV의 2열 레그룸은 1천30㎜로 꽤 넉넉한 편이긴 하다. 다만 2열에 앉은 동승자 2명은 이구동성으로 다른 차종에 비해 시트가 짧아 1열에 비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패밀리카'로 장시간 운행하는 용도에 중점을 둔 사용자라면 염두에 둘 만한 요소로 보인다.
이전에 경험한 EQE 세단의 우수한 승차감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SUV 모델은 노면이 고르지 않은 도로에서 기대한 만큼의 승차감이 느껴지지 않기도 했다.
탑승자 보호를 위한 충돌방지 시스템은 상당히 예민한 수준이다.
시내 도로를 주행하던 중 스쿠터가 앞으로 끼어들기에 '이 정도 거리라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속도를 적당히 줄이며 뒤를 따라가는데 갑자기 시스템이 작동하더니 급정거해 당황하는 일이 있었다.
다른 차종이라면 전방 차량과 거리가 좁혀져 충돌 우려가 있을 때 경고음을 내는 수준이지만 EQE SUV는 여기에 더해 운전석 안전벨트가 진동하고, 차량 내부에 적용된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적색등을 점멸하며 그야말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탑승자에게 위험을 알린다.
전기차 소유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전비는 꽤 만족스러웠다.
당일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를 포함한 운행을 마치고 확인한 전비는 kWh(킬로와트시)당 5.5㎞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밝힌 공인 복합연비(3.8㎞)보다 훨씬 나은 수준이다. 88.8kWh 용량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공식적인 최장 주행거리는 401㎞이나 운전 스타일에 따라서는 그보다 길어질 수도 있을 듯하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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