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립박수에 가디언지 별 5개…英 에든버러 감동시킨 창극

입력 2023-08-11 13:00   수정 2023-08-11 13:47

[르포] 기립박수에 가디언지 별 5개…英 에든버러 감동시킨 창극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초청
"낯선 한국 공연 궁금했다"…스코틀랜드 장관 "세계 축제 수도에 韓 공연 기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세계적 공연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에서 국립창극단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선 뜨거운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10일(현지시간) EIF의 대표 공연장인 에든버러 페스티벌 극장에서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공연을 본 관객들은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꽤 긴 시간 열정적으로 손뼉을 쳤다.

앞자리 관객에게 소감을 묻자 그는 벅찬 표정으로 자기 가슴을 손으로 꼭 누르며 "무척 감동적이었다. 소리가 마음을 울렸다"고 답했다. 그는 목이 멘다며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스코틀랜드 한 대학에서 건축 설계를 가르친다는 이 남성은 공연 전에는 "창극에 관해 아는 것은 지금 막 프로그램 책자에서 읽은 게 전부"라며 "낯선 한국 공연이 궁금해서 왔고, 에든버러 축제는 이런 공연을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옆자리의 여성 관객도 비극적인 장면에서 연신 안경을 들치고 눈가를 손으로 훔치는 모습이었다.
잘 알려진 이야기에 기반한 극이긴 해도, 생소한 창법의 판소리를 듣고 자막을 읽으며 쫓아가야 하는데도 관객들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이었다.
극을 쓴 배삼식 작가는 "다들 끝까지 잘 집중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가 별 5개 만점을 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빛나는 공연"이라고 극찬했고, 더 타임스지는 "긴장감 있고 격동적일 뿐 아니라 놀랍도록 재치 있고 재밌다"며 별 4개를 주는 등 영국 주요 언론도 호평을 내놨다.
국립창극단이 EIF 관객을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3회 공연 초청을 받고 언론 추천 공연 명단에 뽑히는 등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다.
첫날 공연 객석 점유율이 90%가 넘은 데 이어 이날도 객석에 빈자리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관객들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년 커플부터 청년들까지 다양했다, 한국인 등 아시아계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EIF는 2차대전 직후인 1947년부터 에든버러에서 여름에 개최되는 세계 주요 공연 예술 축제로, 올해는 8월 4일부터 27일까지 클래식 음악, 무용, 연극 등의 공연 295개가 초청받았다.
EIF에 뽑히지 못한 예술인들이 주변 다른 공연장이나 길에서 공연하면서 시작된 프린지나 영화제, 도서전 등 다양한 행사들이 이 기간에 동시에 열리면서 에든버러는 8월이면 도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된다.

EIF는 특히 제76회를 맞는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2주간 한국 공연 5편을 집중 소개하는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를 야심 차게 내세웠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시즌'의 주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EIF에서 한국 특집은 2013년 백남준 전시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한국 특집으로는 현악사중주단 노부스콰르텟이 8일 먼저 무대에 올랐고 국립창극단 외에 KBS 교향악단과 첼리스트 한재민 협연, 피아니스트 손열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공연이 포함됐다.
국립창극단 공연 전·후 리셉션에는 EIF 주빈국에 걸맞게 스코틀랜드 정부와 EIF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앵거스 로버트슨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대외관계 및 문화부 장관은 리셉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세계 문화 축제의 수도인 에든버러에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 프로그램들이 소개돼 기쁘다"고 말했다.
니컬라 베네데티 EIF 총감독은 리셉션 중 축사에서 "관객들은 혼란 속에서 국제적 공동체의 느낌을 받고 싶어 한다"며 "예술을 통한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며,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여철 주영한국대사는 축사에서 "오늘 공연은 한국의 예술적 유산과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의 한 과정"이라며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공연 후 김금미(헤큐바 역), 김준수(헬레네 역), 유태평양(고혼·孤魂역) 등 단원들은 "세계적 축제에서 외국 관객들에게 우리 소리를 들려줄 기회를 갖게 돼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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