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伊총리 "은행 '횡재세', 책임은 내게…또 할 것"

멜로니 伊총리 "은행 '횡재세', 책임은 내게…또 할 것"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3곳과 공동 인터뷰…"징벌 의도 없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올해 한시적으로 시중 은행들에 이른바 '횡재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며 또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라 레푸블리카'. '라스탐파'와 공동 인터뷰에서 '초과 이윤'의 40%에 달하는 은행 횡재세 부과 방침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난 은행 시스템을 최대한 존중하며 은행을 징벌할 의도가 전혀 없다. 하지만 불균형한 상황이 있었다"며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지만 예금 금리는 올리지 않아 왜곡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멜로니 총리는 "나는 다시 할 것이다.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민감한 문제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7일 내각회의에서 고금리로 기록적 수익을 낸 자국 은행에 올해 한시적으로 40% 세금을 적용하는 특별법을 승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40% 횡재세는 2021년~2022년 사이 순이자수익 증가분 중 5% 초과액 또는 2021년~2023년 순이자수익 증가분 중 10% 초과액 가운데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부과될 예정이다.
횡재세를 거둬 고금리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다음 날인 8일 이탈리아 주요 은행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여파가 유럽의 다른 주요 은행들로 확산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부랴부랴 횡재세에 상한선을 두는 등 진화 작업에 나섰다.
성급한 조치였다는 비판 속에 이탈리아 정부의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 멜로니 총리는 당시 내각회의에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다. 내각회의 뒤 은행 횡재세 취지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이 나섰다.
멜로니 총리가 살비니 부총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뒤에 숨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그는 휴가지인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에서 주요 일간지 3곳과 공동 인터뷰에 나서 은행 횡재세가 자기 아이디어였으며, 그 책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집권 우파 연정 내부에서도 은행 횡재세를 둘러싸고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사회주의를 말하는 사람들은 자유시장에 대한 왜곡된 개념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기억하기로 사회주의자들은 은행에 세금을 부과한 적이 없다. 그들은 은행에 공적 자금만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은행권 횡재세 도입 법안은 60일 안으로 의회를 통과해야 시행된다.
마리오 드라기 전 총리 시절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고유가 속에 많은 이윤을 남긴 주요 에너지 기업에 한시적으로 횡재세를 부과한 바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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