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서 라이칭더, 美내무장관과 긴밀 대화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내년 1월 총통선거의 대만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은 파라과이 방문길의 미국 경유를 이유로 중국이 군사 조치를 한다면 그건 바로 선거 개입 시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 로이터통신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전날 파라과이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미국 경유는 일상적인 일이라면서, 중국이 이를 "말로 또는 군사적으로 대만을 위협하려는"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위해 12일 대만에서 출발한 라이 부총통은 이미 미국 뉴욕을 방문했으며, 귀국 길에 샌프란시스코를 들를 예정이다.
중국은 전날 공개된 '대만은 독립국으로 중국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라이 부총통의 블룸버그 인터뷰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대규모 무력시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과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채널을 통해 "라이칭더는 정치적 사리사욕을 위해 대만 독립이라는 잘못된 주장을 퍼뜨리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그는 철두철미한 골칫거리 제조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려고 시도하고 있어 대만해협 정세가 긴장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선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지난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의 미국 내 회동을 빌미로 삼아 침공을 염두에 둔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강행했던 중국이 이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장관)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하고 '대만으로 중국을 통제'하려는 헛된 시도는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칭더 부총통은 페냐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만난 데브라 할런드 미 내무부 장관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이 보도했다.
페냐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라이 부총통이 참석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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