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대신 비 내리는 히말라야…"기후변화로 '0도 등온선' 올라가"

입력 2023-08-18 15:37  

눈 대신 비 내리는 히말라야…"기후변화로 '0도 등온선' 올라가"
여름철 강우 비율 30∼40%대서 75%로 치솟고 강설 빈도는 급감
빙하 흐르던 강에 폭우·홍수…"히말라야, 3배 더 빨리 더워져"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지역에 기후변화 여파로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 미시간대학 등 소속 연구진은 지난 6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히말라야를 비롯한 전 세계 고산지대에는 최근 강우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원래 이들 지역에는 주로 눈이 내렸다.
연구진은 해발 8천848.86m로 세계 최고봉인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을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6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에베레스트산의 강수량은 245.5㎜였는데 이 가운데 75%는 비였다. 나머지는 비와 눈이 섞이거나 눈이 내린 경우였다.
지난해 6∼9월 집계된 강수량에서는 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32%에 불과했다. 2021년과 2020년 동기에도 각각 그 비율은 43%, 41%에 그쳤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 지역인 우타라칸드주(州) 기상 당국 책임자 비크람 싱은 "강설 빈도가 감소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면서 "고도가 낮은 지역에는 몬순(우기) 때에 폭우도 내린다"고 말했다.
인도 쿠마운대학교 지리학과장을 지낸 J.S. 라왓 교수도 "이제 극심한 폭우 후 돌발 홍수가 자주 발생한다"면서 "한때 빙하에 의해 채워지던 강은 이제 빗물로 채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왓 교수는 이번 연구 참여자는 아니다.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 히말라야산맥이 걸쳐 있는 국가에 최근 홍수나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이곳 강우량이 증가한 데 영향을 받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런 현상은 기후변화 때문에 일어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비가 아닌 눈이 내리게 하는 '0도 등온선'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점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등온선은 일기도에서 온도가 같은 지점을 연결해 이은 선이다.
앞서 2019년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특별 보고서도 기온 상승이 산악지역 강설량 감소에 영향을 준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히말라야산맥은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때문에 히말라야 강우량은 추후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연구진은 "우리 연구 결과는 고지대가 미래의 극한 강우 위험에 취약한 '핫스폿'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잠재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강력한 기후 관련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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