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팝 스타들 보러 유타주에서 왔어요"…LA 케이콘 메운 구름관중

입력 2023-08-19 11:40  

[르포] "K팝 스타들 보러 유타주에서 왔어요"…LA 케이콘 메운 구름관중
'케이콘 LA 2023' 개막…미국 팬들 수만명, 韓 아이돌에 열광
10여년째 K팝 빠진 샤이니 팬부터 올해 데뷔 에잇턴 팬까지 다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꿈에 그리던 K팝 스타들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다니 엄청나게 흥분돼요. 정말 행복합니다."
18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LA컨벤션센터에서 만난 매디 미컴(21)은 한껏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개막한 '케이콘(KCON) LA 2023'의 댄스 오디션 행사 '드림 스테이지'에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려 참가했다. 이들은 걸그룹 아이브의 '아이 엠'(I AM) 커버 댄스를 선보여 스타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여러 팀 중 하나로 선발됐다. 미컴과 친구 2명은 자기들의 팀 번호가 불리는 순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12년 CJ ENM 주최로 LA 인근 어바인에서 처음 열린 케이콘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현지에서 더해가는 K팝 열기 속에 그 역사를 이어왔다.
팬데믹 공백 후 3년 만에 열린 지난해 콘서트에는 총 9만명이 찾아와 관람했는데, 올해는 팬데믹이 완전히 끝난 뒤여서 관람객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최 측은 이날부터 20일까지 사흘간 총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개막 첫날인 이날 메인 콘서트는 오후 8시부터 열렸지만, 각종 부대행사와 이벤트를 즐기려는 팬들로 행사장 일대는 오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한 사람씩 티켓 확인과 보안 체크 등에 시간이 걸리면서 입장을 기다리는 행사장 앞의 대기 줄은 대규모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빙 둘러싸고 수 ㎞에 걸쳐 이어졌다. 하지만 LA의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도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들의 얼굴은 즐겁기만 해 보였다.
메인 행사인 콘서트 관람이 가능한 티켓은 최소 95달러(약 12만8천원)로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도 이들에게는 장벽이 되지 않는 듯했다. CJ ENM에 따르면 사전 판매된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이번 콘서트에는 아이브와 몬스타엑스의 2인조 유닛 그룹 셔누·형원을 비롯해 (여자)아이들, 있지, 크래비티, 엔믹스, 에이티즈, 제로베이스원, 스트레이 키즈 등이 참여해 공연한다.
메인 공연 전에 각종 행사가 열리는 컨벤션센터 안은 정오께부터 관람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해 오후에는 걸어 다니면서 서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사람이 많아졌다.

댄스 오디션에 참가한 미컴과 친구들은 케이콘을 보러 유타주에서 왔다고 했다. 친구 10명이 함께 몇 달 전부터 돈을 모아 비행기표와 티켓, 숙박비 등을 마련했다.
이들 중 한 명인 코린 브라운(22)은 "아이즈원, 여자친구, 아이브까지 한국 걸그룹들을 좋아한다"며 "다들 귀엽고 예쁘고, 음악과 춤도 정말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 참가하려고 몇 달 전부터 춤을 연습했는데, 오늘 오디션에서 뽑히기까지 해서 정말 신난다. 사흘 내내 정말 행복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들 그룹의 리더인 미컴은 2017년부터 방탄소년단(BTS)에 빠져 K팝 춤을 추기 시작해 2년 전부터 댄스팀을 꾸려 각종 경연대회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브는 데뷔 때부터 좋아하고 동경해왔던 그룹인데, 이렇게 직접 보고 같이 춤까지 추게 된다니 감격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들은 오는 10월 한국에도 갈 계획이라고 했다. 미컴은 "한국에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정말 기대된다"며 "좋아하는 한국문화를 실컷 즐기고 댄스 수업도 들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K팝 팬들은 10년 넘게 한국 음악에 빠져 있는 오랜 팬들부터 K팝을 듣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까지 다양했다.
에이티즈의 대형 포스터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던 셀레나 길버트(29)는 고등학생 시절이던 2010년부터 K팝을 들었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그룹이 '샤이니'라고 했다. 그는 '누난 너무 예뻐' 등 샤이니의 여러 히트곡들을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줄줄이 읊어댔다.
길버트는 작년에도 케이콘에 오고 싶었지만, 코로나19가 걱정돼 오지 못했다면서 이번 콘서트에 오게 돼 "엄청나게 신난다"(super excited)고 했다.
직장에 다니는 그는 이날 콘서트에 오려고 하루 휴가를 냈다면서 남은 이틀 동안 계속 와서 마음껏 즐길 예정이라고 했다.
올해 1월 데뷔한 그룹 에잇턴(8TURN)이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스타 스퀘어' 무대 앞에도 수십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팬들은 그룹 멤버들이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무대 앞에서 만난 내털리 샐가도(21)는 "10대 때는 제이팝(일본 대중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3년 전쯤부터 BTS에서 시작해 K팝을 많이 듣고 있다"며 "K팝은 음악이 특히 좋고, 그룹 멤버들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잇턴의 노래도 들어봤고 멤버들에게도 관심이 있어서 오늘 보려고 기다렸다"고 했다.

몬스타엑스의 셔누·형원이 출연한 사전 토크쇼 무대 앞에는 수백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들이 간단한 춤 동작을 선보이자 팬들은 열광적인 함성을 내질렀고,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팬들은 '오, 마이 갓!'(Oh, my god)을 연발하며 감격스러워했다. 배경음악으로 이들의 노래 일부가 흘러나오자 다같이 한국말 가사를 따라부르며 떼창을 했다.
이번 행사를 즐기고 싶어 현장 스태프로 지원해 일하고 있다는 한국계 스태픈 장(38) 씨는 "미국에서 K팝 인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CJ ENM 심준범 음악콘텐츠본부장은 "이번 케이콘은 쇼 규모를 확대하고 공간 디자인과 경험 콘텐츠를 강화해 더 풍성한 관객 경험을 선사하고자 주력했다"며 "팬데믹을 거치고 엔데믹을 맞아 개최되는 만큼 터닝포인트가 되는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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