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 측근들에 더 많은 권한 위임…자신감 반영"

입력 2023-08-21 13:43  

"시진핑, 집권 3기 측근들에 더 많은 권한 위임…자신감 반영"
홍콩매체 "20차 당대회 이후 국내 회의 38회 참석…5년 전에는 59회"
"시진핑, 대신 지방 시찰 22일로 늘어…5년 전에는 13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에 측근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진단했다.
이는 자신을 드러내며 주요 문제에서 발자취를 새기려 했던 집권 1, 2기 때와 달라진 것으로,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하고 자신의 충신들로 정부와 당 지도부를 꾸린 후 자신감이 생겼음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SCMP는 공개된 정보를 인용해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 당대회 이후 지난주 막을 내린 여름휴가 기간까지 시 주석이 국내 회의에 38회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5년 전 집권 2기 때 같은 기간의 59회, 10년 전 집권 1기 때 같은 기간의 50회 참석에 비해 줄어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정치가 불투명한 가운데 최고 지도부 회의는 시 주석이 특정한 목표와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주요 플랫폼으로, 그가 얼마나 깊이 해당 분야에 관여하는지를 보여준다"며 "그의 회의 참석이 적게 보도된 것을 볼 때 그가 자신이 직접 발탁한 간부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CMP는 이러한 상황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겠지만, 지난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모든 '제로 코로나' 규제가 폐지됐음에도 지금까지 시 주석은 국내 회의를 19회 주재해 5년 전 같은 기간의 26회, 10년 전의 22회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달 이틀에 걸쳐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는 중앙정치국 위원인 허웨이둥 부주석이 주재했다.
허웨이둥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장여우샤와 함께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임명됐다.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중국 군부의 최고위직으로, 당과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보좌한다.
5년 전 같은 회의에는 시 주석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허 부주석이 주재한 것으로, 시 주석은 해당 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방중한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환대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면서 키신저의 방중 일정은 중국이 잡았으며, 시 주석이 중앙군사위 회의에 참석하고자 했다면 두 일정이 겹치는 것은 쉽게 조정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짚었다. 일정 문제로 시 주석이 중앙군사위 회의에 불참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시 주석은 또한 지난 3월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아시아 포럼 연차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3년과 2018년에는 참석했지만, 올해 행사에는 그가 발탁한 리창 총리가 회의를 주재하고 개막 연설을 했다.
여기에다 시 주석은 국제회의에도 덜 참석했다.
지난 3월 이후 시 주석은 국제회의에 화상회의 3회를 포함해 31회 참석했다. 반면 5년 전 같은 기간에는 38회, 10년 전에는 43회 참석했었다.
SCMP는 "시 주석의 회의 참석이 줄어들었지만 그가 뽑은 관료들과 관영매체들은 여전히 시 주석이 경제 성장과 최근 홍수 피해 구제 등 직접 거의 모든 핵심 정책 분야를 지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과거보다 더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지방 시찰로, 3월 이후 그는 22일간 광둥, 허베이, 산시. 쓰촨 등지를 둘러봤다. 이는 2018년의 13일, 2013년의 15일보다 늘어난 규모다.
미국 시카고대 정치 전문가 다리 양 교수는 SCMP에 시 주석이 집권 1기와 2기 때는 회의 참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자 열심이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제 그는 밀실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며, 자신의 권위가 굳건히 확립된 지금 더 편안해졌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측근들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입성으로 시 주석은 그들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 있게 돼 지시만 내리면 되게 됐다"고 덧붙였다.
베를린 소재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니스 그룬버그 분석가는 "시 주석이 중요한 자리들에 자신이 믿는 부하들을 앉힌 만큼 얼마나 자신감을 느낄지는 잘 알 수 있다"며 "그는 이제 다소 편한 상태로 이전보다 뒤로 물러나 앉아 감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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