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잿더미서 시신 최소 26구 발견…불법 이주민 추정(종합)

입력 2023-08-23 09:57   수정 2023-08-23 18:05

그리스 산불 잿더미서 시신 최소 26구 발견…불법 이주민 추정(종합)
튀르키예 접경 에브로스 지역…그리스 내 대형산불 최소 8건
항구도시 알렉산드루폴리스에선 병원 환자들 긴급 대피


(로마·서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노재현 기자 =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 동북부에서 불에 탄 시신이 최소 26구 발견됐다고 스페인 EFE 통신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방대원들은 이날 동북부 에브로스의 아반타스 마을 남쪽의 잿더미로 변한 산불 현장에서 시신 18구를 발견했다.
이어 에브로스에 있는 다디아 국립공원에서 산불로 탄 시신 8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 공원은 검은대머리수리 등 희귀 조류 군락지로 유명하다.
이아니스 아르토피오스 소방청 대변인은 "희생자들에 대한 실종 신고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이 불법 이주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들이 튀르키예와 접경한 에브로스강을 건넌 뒤 화재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에브로스 지역은 불법 이주민들의 밀입국 시도가 빈번한 곳이다.
아르토피오스 대변인은 시신이 발견된 지역에서는 강풍과 고온, 가뭄 탓에 거세진 산불로 전날부터 대피 경보가 내려졌다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시신 추가 발견으로 그리스 산불 전체 사망자는 현재까지 30명 정도로 증가했다.
전날에는 수도 아테네 북쪽 보오티아에서 양치기 1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2명 나왔다.
그리스에서는 대형 산불이 최소 8곳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EFE가 전했다.
아반타스에서 멀지 않은 그리스 항구 도시 알렉산드루폴리스에서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도 긴급 대피했다.
한 종합병원의 환자 204명 가운데 90명이 항구에서 대기 중인 여객선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환자들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리스 국영 ERT 방송에 따르면 이 병원 단지에서는 산소탱크와 다른 장비들의 폭발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스 동북부 에비아섬과 키노스섬, 보오티아에서도 섭씨 41도에 이르는 폭염 속에 강풍을 타고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그리스 소방청은 이날 아테네 서북쪽의 아노 리오시아 마을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기상당국은 그리스에서 화재 위험을 높이는 고온과 적은 강우, 바람이 오는 2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스는 지난달부터 끔찍한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
7월에 전국 여러 지역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5명이 숨졌다.
특히 동남부에 있는 유명 휴양지인 로도스섬의 피해가 컸다. 로도스섬에선 산불 발생 열흘 만에 1만7천770ha(헥타르·177.7㎢)의 숲이 소실되고, 관광객 2만명 이상이 긴급 대피했다.
그리스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다른 유럽국들이 지원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독일·스웨덴이 지원한 화재 진압 항공기 5대, 체코가 지원한 헬기 1대와 물탱크 9개가 22일 그리스에 도착했다.
전날에는 루마니아 소방대원 56명과 키프로스 항공기 2대가 그리스에 왔다.
그리스 에비아섬에서는 프랑스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을 돕고 있다.
changyong@yna.co.kr,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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