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고전하는 우크라 반격…"전력배치 잘못 탓" 비판론 고개

입력 2023-08-23 07:38   수정 2023-08-23 12:02

예상밖 고전하는 우크라 반격…"전력배치 잘못 탓" 비판론 고개
NYT 보도…"남부 러 보급선 차단 집중 안하고 병력 분산 배치"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러시아에 뺏긴 자국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잘못된 병력 배치 탓이라는 비판이 서방 국가 관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 병참 공급선을 끊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대신 전략적 중요성이 떨어지는 곳까지 병력을 균등하게 분산하다 보니 소모전만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토니 라다킨 영국 합참의장, 유럽 내 미군을 지휘하는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은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향해 전선 한 곳에 전투력을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 역시 서방 군 수뇌부의 지적에 공감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6월 초부터 이른바 '대반격' 작전을 진행 중이지만 몇몇 마을을 탈환했을 뿐 전선을 돌파하지 못한 상태다.
작년 2월 개전 후 줄곧 졸전을 거듭하던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는 동시에 일부 전선에선 오히려 점령지를 넓히는 등 예상 이상의 분전을 보인 결과다.
전선이 사실상 교착된 채 소모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드론(무인기)으로 모스크바 시내를 공격하고 크림대교를 파손시키는 등 작전을 벌였지만 역시 전황을 바꿀 정도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육상통로를 차단해 러시아의 보급선을 끊는다는 작전 목표를 올해 중 달성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격 작전이 교착 상태에 빠진 배경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관료는 NYT에 전술 변화와 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만 우크라이나군 반격의 박자가 바뀔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미국 관료는 우크라이나군이 여전히 전선에 너무 분산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투력을 한 군데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바흐무트 일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는 병력 배치를 최소화하는 대신 반격의 주요 목표인 남부 전선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략적 요충지 점령을 위해 전력을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각 사령부에 병력과 장비를 균등 배분해 군부 내 파벌 갈등을 최소화하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구습이 군에 잔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군뿐만 아니라 러시아군 역시 이 같은 구습 탓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양측이 소모전만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지도부에선 동부와 남부 전선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며 서방측 비판에 대한 반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흐무트 일대를 압박하고 우크라이나 북동부의 러시아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선 병력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반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몇 달간 지속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결정적인 화력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하다 보니 러시아에 뺏긴 영토 중 20% 정도를 되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과 서방측 관료들은 NYT에 전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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