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교육부 "신임 교원은 의식적으로 국가안보 수호해야"

입력 2023-08-23 12:04  

홍콩 교육부 "신임 교원은 의식적으로 국가안보 수호해야"
"부적합한 자 가려내도록 엄격한 선발과정 거쳐야" 강조
유치원과 모든 공립학교 교사 선발 시 국가보안법 시험 통과해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교육 당국이 일선 학교에 신임 교원 선발 시 그들이 의식적으로 국가 안보를 수호할지 여부를 판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교육부는 지난 21일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에서 학교는 고용주로서 신임 교직원 임용 시 '부적합한 자'를 가려내기 위해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SCMP는 앞서 2021년 홍콩 교육부가 내려보낸 회람과 달리 이번 회람에서는 교직원 지원자가 중국 헌법, 홍콩 기본법(미니 헌법), 홍콩 국가보안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학교가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람은 "교직원 지원자가 의식적으로 국가 안보·사회 질서·공공의 이익을 수호하는지, 적극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국가(중국) 교육을 지원하고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육성하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썼다고 전했다.
다만, 당국이 그러한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을 뿐 관련 시험을 치러야 한다거나 판단을 위한 어떠한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홍콩 교육부는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자 이듬해 2월 그와 관련해 학교 운영부터 학생들의 행동 지도에 이르기까지 학교 활동의 모든 면을 아우르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하달했다.
이에 따라 모든 초중고는 어떻게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어떻게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매년 11월 교육부에 보고해야 한다.
또 지난해부터는 공립학교 신규 교사 임용 시 기본법과 국가보안법 시험 통과를 의무화했고, 올해부터는 그 적용 대상을 정부 보조금을 받는 모든 학교와 유치원으로 확대했다.
2020년 6월 30일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 경찰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시행 후 지난해 말까지 2년 반 동안 236명이 이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교육부의 새로운 회람에 대해 일선 학교들은 학교가 신임 교직원의 생각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입법회(의회) 교육 부문 추쿽킁 의원은 SCMP에 "학교가 할 수 있는 일은 면접뿐인데 지원자들은 당연히 취직을 위해 완벽한 답변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의 교사나 교사 지원자들은 이미 소셜미디어(SNS)에서 부적절하다 싶은 게시물을 삭제했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증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교사는 의식적으로 국가 안보를 수호할 것이고 그들은 모두 국가보안법에 익숙하기 때문에 교육부는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중국에 대한 소속감이나 중국의 안녕을 수호할 의무를 고취하는 데 실패했다며 그들의 노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이탈이 이어졌다.
홍콩 교육부가 지난해 5월 입법회(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2022학년도 공립학교와 정부 보조금을 받는 학교에서 최소 4천50명의 교사가 이직했으며, 이는 전 학년도보다 70% 증가한 것이다.
당국은 교사들의 이직 사유가 다양하다고 밝혔으나, 교육계에서는 상당수가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 2년간 20만명이 홍콩을 떠나면서 학생들의 이탈도 이어져 국제학교와 인기 공립학교의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
2021∼2022학년도에만 3만명 이상의 학생이 홍콩을 떠났고, 부촌 지역 학교일수록 학생 수 감소가 심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후 영국 공립학교의 홍콩 학생 수가 5배로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다.
영국 교육부는 이달 SCMP에 홍콩 출신 학생 수가 2020-2021학년도 1천81명에서 2021-2022학년도 3천68명, 2022-2023학년도 5천42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년간 홍콩 학생이 5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이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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