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장군' 해임 다음날 프리고진 사망…러군 피바람 부나

입력 2023-08-24 21:05   수정 2023-08-24 21:16

'아마겟돈 장군' 해임 다음날 프리고진 사망…러군 피바람 부나
일각서 불만…"적 아닌 아군 죽이나", "군 분위기 전혀 몰라"
CSIS "러, 바그너 그룹 새 수장 앉히거나 분할해 유지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군 지휘부가 해임된 지 하루 만에 반란을 이끈 그룹 수장까지 사망하면서 러시아 내부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휩싸였다.
러시아 당국은 23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무장 반란 두 달만이다.
특히 프리고진 사망 시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고가 있기 바로 전날인 22일 반란 이후 숙청설이 이어졌던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항공우주군 총사령관이 해임됐다는 것이다.
과거 '아마겟돈 장군'으로 불리기도 했던 수로비킨은 프리고진의 공개적 지지를 받던 인물로, 반란 이후에는 그가 공모 가능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현지 매체들의 보도가 잇따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프리고진의) 추락 시점이 수로비킨의 공식 해임 시점과 일치한다"며 "러시아 보안군은 6월 말 반란을 사전에 알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수로비킨을 구금했다"고 설명했다.
수로비킨 해임에 이어 프리고진 사망까지 흉흉한 소식이 잇따르면서 러시아 군 내부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내부에 일 파문이 가장 클 것"이라며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살해됐다면 절차와 법률을 기꺼이 무시하는, 복수심에 불타는 스트롱맨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년간 푸틴 대통령의 적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의문의 공격과 암살에 시달렸다는 점을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방식들이 푸틴 체제가 개인의 충동과 권력 다툼으로 얼룩진 '마피아' 집단이라는 인상을 심어 러시아를 정상 국가에서 더욱 멀어지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바그너 텔레그램인 그레이존은 "이번 암살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관련해 지시를 내린 사람은 군 내부 분위기와 군 사기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군 대부분은 프리고진의 반란을 비판하는 입장이지만, 러시아 내 일각에서는 군 수뇌부와 전황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
크렘린궁 고문으로 일했던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블로그에 "적을 죽여야지 우리 군을 죽여선 안 된다"며 "프리고진의 죽음은 우크라이나의 올해 가장 큰 성과"라고 지적했다.
블로거인 러시아 군인 예고르 구젠코는 "그가 정말 죽은 것이라면 나는 짐을 챙기겠다"며 "우리는 이 망할 전쟁이 필요 없다"고 블로그에 썼다.
CSIS는 프리고진의 사망이 공식 확인된다면 이를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 재조직 작업의 첫 번째 단계로 볼 수도 있다고 짚었다.

CSIS는 "러시아가 민간군사기업(PMC) 모델을 버릴 가능성은 낮다"며 "(바그너를 이을) 뚜렷한 승계 조직이 없을 경우 러시아가 바그너의 운영 인프라를 해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그너 그룹이 수년간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량, 조직체계 등을 모두 포기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CSIS는 그 대신 러시아가 크렘린궁에 대한 충성심을 갖춘 새로운 지도자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조직의 연속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엄격한 감시하에 둘 수 있는 지도자를 앉혀 바그너를 새단장하거나 여러 기업으로 분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CSIS는 "(분할된 기업들은) 국영 기업으로 전환되거나 준독립 기업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새 수장이 들어서면 "일반 용병들과 중간 지휘부의 충성심이 바그너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가장 강력한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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