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등 핵심 인사 사망…러 바그너 그룹 종말 맞나

입력 2023-08-24 22:20   수정 2023-08-25 08:28

프리고진 등 핵심 인사 사망…러 바그너 그룹 종말 맞나
"아프리카 활동 끝났다"…"남은 지휘관들 카리스마, 경제·정치력 등 부족"
"러시아, 마피아 국가 이미지 드러나"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은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끝을 알리는 신호이면서, 러시아가 마피아 기업 같은 국가임이 드러난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더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 수장인 프리고진과 공동 설립자인 드미트리 우트킨의 사망은 종말 신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주요 인물들이 목숨을 잃어서 바그너 그룹이 조직을 재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BBC와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비군사적 사업과 프리고진의 동선을 담당하던 측근 발레리 체칼로프도 추락한 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었다.
체칼로프는 2000년대부터 프리고진과 인연을 맺어왔으며, 러시아 전역 학교와 군대와 거래하는 프리고진의 급식기업을 관리했다.
또, 프리고진의 시리아 사업 일부도 맡았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2017년 기업 '에브로 폴리스'를 통해 시리아 유전의 지분 25%를 받는 대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보호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 때 투입됐던 예브게니 마카리안과 체첸에 참전한 세르게이 프로푸스틴 등 지휘관들과 프리고진 개인 경호원 등의 이름도 탑승객 명단에 있었다.

가디언지는 다른 지휘관들이 남아 있지만 이들에겐 프리고진 같은 카리스마, 경제력, 정치적 네트워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언론인인 크세니아 소브착은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바그너는 목이 잘렸다"며 "러시아에는 크렘린의 통제를 받지 않는 민간 군대가 두 개 있었는데 이제는 체첸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의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소브착의 아버지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었다.
바그너 출신인 마라트 가비둘린은 "이들의 죽음은 아프리카에서 바그너 그룹 활동이 끝났음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바그너 그룹이 아프리카의 유일한 용병 기업이 아니며,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러시아 군이 프리고진을 따르든 다른 크렘린 관리의 지시에 응하든 별로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바그너 그룹에서 푸틴을 향해 심각한 도발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시위를 부추기기보다는 겁을 먹게 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바그너 그룹이 분노는 하겠지만 심각한 정치적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라루스에서 지내던 바그너 그룹 용병 일부는 비행기 추락 소식을 듣고 이미 짐을 싸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푸틴의 지시로 프리고진이 죽었다면 이는 절차와 법을 기꺼이 무시하는 복수심이 강한 '스트롱맨'으로서 이미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푸틴의 적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암살되면서 러시아는 정식 국가 인식이 훼손되고, 푸틴의 변덕과 혈투에 따라 좌우되는 마피아 기업임이 드러났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말했다.
또 프리고진이 '진실을 말하는 애국자'라는 믿음이 퍼질 수 있고, 그의 추종자들을 소외시킴으로써 전쟁 지지자들을 불안케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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