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정부, 거액 들여 '견우직녀' 조형물 세웠다 여론 '뭇매'

입력 2023-08-30 17:33  

中지방정부, 거액 들여 '견우직녀' 조형물 세웠다 여론 '뭇매'
업체 내정 의혹 등 잇단 추문…논란 확산하자 진상조사 착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한 낙후된 지방정부가 거액을 들여 '견우와 직녀' 조형물을 건립했다가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자 담당 간부를 경질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30일 중국중앙인민라디오방송 인터넷판인 앙광망에 따르면 허난성 핑딩산시 루산현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음력 7월 7일)을 맞아 지난 22일 도심 대로변에 건립한 견우와 직녀 조형물을 일반에 공개했다.
루산현은 "견우와 직녀의 전설 발원지는 루산현"이라며 "이를 홍보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목적"이라고 건립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 조형물 공개 직후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우선 715만2천위안(약 13억원)에 달하는 공사비가 문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루산현은 상주인구가 77만명에 불과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허난성 평균을 밑돌며 2020년에야 겨우 '빈곤 현'에서 벗어났다"며 "민생 분야에 투자할 재정도 부족한 판에 거액을 들여 이런 조형물을 세워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또 조형물이 조악하고, 2021년 후난성 창사에 건립된 조형물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조형물 제작업체를 운영한다는 한 누리꾼은 "이런 조형물은 15만위안(약 2천700만원)이면 족히 만들 수 있다"며 공사비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공 업체 선정이 석연치 않았던 정황도 드러났다.
루산현은 지난 6월 입찰 공고를 내고, 7월 6일 입찰을 시작한 뒤 이날 바로 낙찰 업체 선정 공고를 냈다.
또 시공 업체가 정해지기도 전인 6월 23일 이미 조형물의 받침대가 세워진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 미리 시공업체를 내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입찰을 진행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2019년부터 여러 차례 루산현이 발주한 조형물 공사를 맡아 시공한 이 업체 대표는 '중국 도시조각 건설 연구원장'과 '중국 문화경제 촉진회장' 등의 직함을 내세웠으나 이들 단체는 당국에 공식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이런 업체가 어떻게 사전 자격 심사를 통과해 루산현의 관급 공사를 발주받을 수 있는지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루산현 공무원들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대신 현지 취재진에 욕설을 퍼붓고, 의혹을 제기하는 동영상을 올린 누리꾼에 삭제를 요구하며 "신상을 털 수 있다"고 협박하는 메일을 보내 논란을 키웠다.
의혹이 증폭하며 전국적인 이슈로 번지자 루산현은 지난 29일 이 조형물 건립 담당 국장을 면직 처분하고, 진상 조사단을 꾸렸다.
루산현은 "사업 추진 경위와 건립 비용, 입찰 절차 등 사회에서 우려하는 문제 전반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견우직녀 전설은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에 전해지는 전설로 중국에서는 우랑직녀라는 이름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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