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빚 많은데'…中지방정부들, 상반기 채권 770조 발행

입력 2023-08-31 13:17  

'안 그래도 빚 많은데'…中지방정부들, 상반기 채권 770조 발행
부채 상환용 채권만 296조어치…중앙정부 '숨은 부채' 리스크에 긴장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과 인프라 건설 투자, 부채 상환 등을 위해 발행한 채권이 770조원 규모에 이르자 중국 당국이 '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31일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지방정부들은 모두 4천344억 위안(약 78조9천억원)가량의 일반 채권을 신규 발행했다.
중앙정부가 설정한 일반 채권 발행금액 연간 한도 7천200억 위안(약 131조원) 중 60.3%가 6개월 만에 들어찬 셈이다.
프로젝트 건설에 쓰이는 지방정부 특별 채권은 상반기에 2조1천721억 위안(약 395조원)어치 발행돼 연간 한도(3조8천억위안)의 57.2%에 달했다.
또 상반기 지방정부의 리파이낸싱(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차환)용 채권은 1조6천328억 위안(약 297조원)어치가 새로 나왔다.
일각에선 더딘 경제 회복세에 부동산 경기 둔화까지 나타나면서 중국 각지의 지방정부들이 무리하게 빚을 지면서까지 인프라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 활성화를 목표로 발행한 채권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방역 비용으로 부채가 불어난 지방정부의 목을 더 강하게 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파악하기 힘든 '숨어있는 위험'도 문제다. 중국 지방정부가 자체 자산을 담보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특수법인(LGFV)을 통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이 채권은 중앙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명백한 빚이지만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그림자 부채'인 셈이다.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들의 채권 발행 속도는 하반기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국 경제데이터 분석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발행된 지방정부 특별채권은 모두 4천767억3천800만 위안(약 86조4천억원)어치로 7월(1천962억9천만위안)에 비해 143% 급증했다. 1∼8월 발행 특별 채권을 합치면 연간 한도의 74.8%에 이르게 된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의 자체적인 관리 책임을 강조하면서 중앙정부도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재정부는 전날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중국 재정정책 집행상황 보고'에서 "지방과 각 부문의 책임을 더 분명히 해 '성(省)이 총 책임을 지고, 지방 각급 공산당 위원회와 지방정부가 각자의 책임을 진다'는 점을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부는 "지방이 각종 자금과 자산, 자원, 지원성 정책 조치를 총괄하도록 (중앙이) 감독하고, 숨은 채무를 적절히 해결해 점차 부채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부문을 넘어선 연합 감독·관리로 긴장감 있는 태세를 유지하고, 정기적인 감독·평가로 숨은 채무를 새로 만드는 행위를 적발해 끝까지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빚을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빚을 늘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지방정부 채무의 합병 감독·관리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통일적·장기적인 통제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 리스크는 전체적으로 안전하고 통제 가능하지만, 일부 지방은 부채 부담이 과중하고 상환 능력이 떨어져 위험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중앙이 지방 부채 해결을 지원하면 일부 지방은 결국 '중앙정부가 계산해준다'는 환상을 갖게 된다"며 "하지만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재정부는 지방의 부채를 구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반복해 강조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