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도 에리트레아 반정부 시위로 폭력사태…100여명 부상

입력 2023-09-03 08:43  

이스라엘서도 에리트레아 반정부 시위로 폭력사태…100여명 부상
돌, 칼, 곤봉 동원해 과격시위…경찰은 총격으로 강력 진압
독재정권 선전에 불만…이스라엘, 강제추방 등 처분 논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이스라엘에서 2일(현지시간) 에리트레아 이주민들의 반정부 시위로 폭력 사태가 발생해 100여명이 다쳤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에리트레아 대사관 후원 혁명의 날(9월 1일) 행사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정부 지지자들이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시위대가 이날 오전 공관에 침입해 의자를 부수고 진열품을 파손했으며, 오후에는 시위 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위대는 가게 창문과 차량 앞 유리를 깨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갔고 경찰은 고무탄과 수류탄을 사용해 진압에 나섰다.
이스라엘 의료 당국은 경찰 30여명을 포함한 114여명이 부상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그중 최소 16명은 중상을 입었다. 한 병원은 총상을 입은 피해자 11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시위대 대부분을 철수시켰다며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39명이 체포됐으며 테이저건과 칼, 곤봉 등이 압수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충돌에 가담한 용의자들에 대한 강제 추방 등 처분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에서 시위대를 '불법 침입자'로 규정했다.
최근 수년간 에리트레아인 수만 명이 독재를 피해 해외 망명길에 올랐다. 이스라엘에는 그중 2만5천500명가량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에리트레아인도 대부분 독재 정권의 무기한 징병과 강제 노동, 탄압을 피해 정착한 난민들이었다.

이들 난민은 해외에서 열리는 정부 후원 행사들이 30년 장기 집권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 대통령의 선전 도구로 쓰인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토론토와 에드먼턴에서도 에리트레아 정부 후원 행사가 시위대 충돌로 각각 취소됐다. 스웨덴에서는 비슷한 행사장에 에리트레아 시위대 1천여명이 난입해 50여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독일 기센시에서 에리트레아 행사장에 접근하려던 시위대가 돌과 병, 연막탄을 던져 경찰 최소 26명이 다치는 사태도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에리트레아를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에리트레아 난민들은 자국을 '아프리카의 북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올해 발간한 연간 보고서에서 에리트레아에 입법부나 독립된 사법부, 시민단체, 언론 등이 모두 부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선거는 당연히 열리지 않고 있으며 해외로 나가려면 '출국 비자'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젊은이들은 복무 기한도 없이 징병되고 있다.
특히 HRW는 에리트레아 정부가 병역 기피자의 가족들을 학대하고 구금하는 등 억압해왔다고도 강조했다.
1993년 독립한 에리트레아는 2018년 에티오피아와의 오랜 냉전을 끝내고 2020년 시작된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티그라이 반군 사이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했다.
작년 11월 평화협정으로 내전이 종식되기까지 에리트레아군은 티그라이 지역에서 대량 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에리트레아 활동가 그룹 '이아클'(Yiakl)의 한 활동가는 "에리트레아 정권과 그 지지자들은 우리 앞에서 춤을 추며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강제로 희생된 전쟁을 미화하고 있다"고 정부 행사에 대해 비판했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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