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부진 독일, '유럽의 병자' 별칭 재등장…"우경화도 초래"

입력 2023-09-05 16:29  

경제 부진 독일, '유럽의 병자' 별칭 재등장…"우경화도 초래"
Ifo 명예소장, 독일 에너지 정책 꼬집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독일이 다시 한번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됐고, 이는 우경화를 부르고 있다."
독일의 권위 있는 민간경제연구소 'Ifo'의 명예소장인 한스 베르너 신(75)의 진단이다.
신 명예소장은 이탈리아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4일 CNBC 방송에 따르면 신 명예소장은 독일의 현 상황을 이같이 보면서 특히 국가의 에너지 전략과 관련해 제기되는 도전과제들에 주목했다.
이 문제들이 점점 인기를 얻어가는 우파 정당들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유럽의 병자'라는 별칭은 본래 1998년 독일 경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됐다. 당시 독일 경제는 통독 이후 고비용 과제들로 씨름하고 있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제조업이 계속 정체되고 나라 전체가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근, 이 별칭이 다시 등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신 명예소장은 이 자리에서 "이것은 단기적인 현상은 아니다"라며 "독일 산업의 심장이고 많은 것들이 결부된 자동차 산업과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는 지난해 독일의 주요 수출품이며, 해외에 팔린 제품의 15.6%를 차지했다.
또 독일은 지난해 5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10억 유로(10억3천만 달러·1조4천억원)에 달하는 대외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비록 잠시지만 독일이 무역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떨어지는 순간이 됐다.
이후 독일은 올해 6월에는 187억 유로(26조8천억원)에 달하는 무역흑자를 회복했지만, 수출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달 말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독일이 올해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신 명예소장은 독일이 '유럽의 병자'로 묘사되는 데는 투자자들이 독일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목표의 타당성에 대해 의심하는 데서 비롯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 정부가 주목하는 목표 중 하나는 2045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이 러시아 가스 공급망에서 분리되기를 바라고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독일의 야망을 놓고, 특히 독일의 기후 목표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비용 증가에 대한 영향을 느끼고 기후 위기 대응에 반대하는 소위 '그린래시'(greenlash)가 부상하는 것과 함께 더 지속 가능한 유럽으로의 전환에 대한 대중의 환멸 징후도 확산하고 있다.
신 명예소장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둔 결과로 인해 정치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시장을 탄생시킨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인기가 오르는 것과 관련해 "분명히 반발이 있다…사람들이 이제 우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책에는 실용주의가 약간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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