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예기획사 자니즈 "창업자 성착취 인정·사죄"…사장 퇴임(종합)

입력 2023-09-07 17:19  

日연예기획사 자니즈 "창업자 성착취 인정·사죄"…사장 퇴임(종합)
아이돌 출신 후임 사장 "성실하게 피해 보상…회사명은 유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자니즈 사무소'(이하 자니즈)가 7일 회사 창업자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가 과거에 다수의 남성 연습생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폭력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고 사죄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전 자니즈 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외삼촌이기도 한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이 있었다고 인식한다며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
후지시마 전 사장은 "이달 5일부로 사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힌 뒤 피해자에 대한 보상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표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니 기타가와와 그의 누나인 고 메리 기타가와가 주도한 친족 경영의 폐해를 알고 있다면서 자신이 100% 보유한 자니즈의 주식에 대해 "앞으로 새로운 체제에서 협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후임 사장은 자니즈의 3인조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 연예인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東山紀之·57)가 맡았다. 그는 현재 자니즈에 속한 연예인 중에 가장 나이가 많다.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피해자 보상은 진지하게 마주하고 성실하게 대응하겠다"며 연내에 자신의 개인적인 연예계 활동을 중단하고 사장으로서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에 대해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직접 피해를 들은 적은 없었다"면서 자니 기타가와 남매가 회사 내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히가시야마 사장은 창업자의 이름에서 따온 회사명인 '자니즈'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팬의 지지도 있다"며 "지금까지 연예인을 길러온 에너지와 자존심의 표현 중 하나라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니즈의 기자회견은 일본 공중파 방송사 대부분이 생중계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자니 기타가와는 1962년 자니즈를 설립해 '스마프'와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냈다. 2019년 사망한 그는 자신의 절대적인 권위를 이용해 다수의 동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성폭력 문제는 이미 1999년 일본 주간지가 보도해 과거부터 공공연한 소문으로 떠돌았으나, 사망하기 전에는 큰 사회적 쟁점으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올해 3월 '일본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이 문제가 새롭게 주목받았고, 성폭력 피해자인 가우안 오카모토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자니즈는 자니 기타가와의 성폭력 문제가 재점화되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렸고, 3개월에 걸쳐 작업을 벌인 조사단은 지난달 30일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성착취가 반복됐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조사단은 자니 기타가와가 1950년대 이후부터 사망하기 직전인 2010년대 중반까지 성폭력을 가했고, 피해자는 적어도 수백 명에 이른다는 증언을 여러 명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의 '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전문가들도 지난달 4일 기자회견에서 "자니즈의 연예인 수백 명이 성적 착취와 학대에 휘말렸다는, 깊이 우려할 만한 의혹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네스 월드 레코드는 2011년 자니 기타가와를 '가장 많은 넘버 원 싱글을 제작한 인물', '가장 많은 콘서트를 만든 인물'로 인정했던 기록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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