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빅터 차 "북→러 무기제공시 韓→우크라 지원 명분 줄 것"

입력 2023-09-08 05:45  

[인터뷰] 빅터 차 "북→러 무기제공시 韓→우크라 지원 명분 줄 것"
"북, 군사위성·핵잠수함 기술 필요…한미일 협력 없었더라도 푸틴 만났을 것"
"안보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역할 커진 G7, 한·호주 더해 G9으로 확대해야"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게 되면 한국 입장에선 앞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싶은 건 뭐든 줄 수 있다는 의미 아니냐"라며 이같이 밝혔다.
차 석좌는 "무기 제공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므로, 이에 대한 후과도 있을 것"이라면서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범위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5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한 바 있다.
차 석좌는 북러 정상회담이 점쳐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일 및 한일 관계 강화에 대응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한미일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가 없었더라도 김정은은 푸틴을 만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식량, 에너지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와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북한은 단지 식량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군사위성이나 핵잠수함,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필요한 기술을 원하며, 미국 관점에서도 이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4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당한 '굴욕'을 만회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봤다.
차 석좌는 "무려 베트남까지 기차를 타고 갔는데, 망신당했으니 더 이상 미국과 대화엔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러시아 정상과 회담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빅딜"이라고 짚었다.
이 밖에도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가 대(對)중국 관계를 의식한 이른바 김정은식 '균형 외교 전략' 등 복합적인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북중, 북러 간 양자 관계 강화를 넘어선 한미일 3각 협력과 유사한 북중러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차 석좌는 "중국으로선 딜레마일 것"이라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지지해야 할지, 아니면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야 할지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역할의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그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액션에 전부 제동을 걸고 있으므로, 가까운 미래에는 안보리가 할 수 있는 게 솔직히 없다"며 "오히려 글로벌 거버넌스 무대에서 주요 7개국(G7)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G7의 중요성이 상당히 중요해진 만큼, 개인적으로는 G7이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G9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지난 2004∼2007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냈으며 6자회담 부대표로도 활동했다.
그는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국제교류재단(KF)-브뤼셀 자유대학(VUB) 한국 석좌와 공저한 '한국: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 발간을 기념해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이 개최한 특별포럼을 계기로 이날 브뤼셀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8일 런던에서 열리는 북토크 및 포럼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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