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쿠데타 50주년 앞두고 긴장 고조…장관 테러 시도도

입력 2023-09-11 03:17  

칠레, 쿠데타 50주년 앞두고 긴장 고조…장관 테러 시도도
대통령궁 주변서 폭력 시위…경찰관 부상·5명 구금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민주 선거를 거쳐 출범한 첫 사회주의 정부를 무너뜨린 군사 쿠데타 50주년을 하루 앞두고 남미 칠레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칠레 일간지 엘메르쿠리오와 라테르세라에 따르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이날 군부 정권 희생자를 추모하며 레콜레타 묘지를 돌아보는 탐방 순례가 진행됐다.
이 묘지에는 1973년 9월 11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의 쿠데타로 실각한 살바도르 아옌데(1908∼1973) 전 대통령과 시몬 볼리바르(중남미 독립운동사의 상징적 인물)의 스승인 안드레스 베요 등 칠레 역사상 중요한 인물이 대부분 잠들어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된 순례는 경찰의 보호 아래 대체로 평화롭게 이뤄졌으나, 일부 구간에서는 폭력 시위대의 공격이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두건을 쓴 이들이 경찰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바리케이드를 파손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됐다.
대통령 집무실인 라모네다 주변에서도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보고됐다. 유리 구조물을 부수는 시위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부상하고 경찰견 1마리도 다쳤다. 레콜레타수르 지역 경찰서 앞에는 인화성 물질이 투척되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3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자정께에는 알베르토 반클라베렌 외교부 장관을 향한 테러 시도도 있었다.
반클라베렌 장관은 50주년 기념식 참석차 칠레를 찾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위해 공항에서 의전 행사를 주관한 뒤 귀가하던 중 2명으로부터 총격을 받을 뻔했다.
경호 요원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장관은 다치지 않았고, 2명은 현장에서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당시 총기를 소지하고 있던 2명 중에는 살인 전과자도 있다고 칠레 검찰은 전했다.
칠레 경찰 묘역 시설물 역시 피해를 봤다. 유리문이 산산조각 나거나 곳곳이 '살인자' 등 낙서로 도배됐다고 경찰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다. 칠레 경찰은 1973년 쿠데타 당시 군부 편에 선 바 있다.
카롤리나 토하 칠레 내무·공공안전부 장관은 "내일(11일)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산발적인 시위가 예상된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데타를 기억하고 '유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의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 공식 50주년 행사는 11일 오전 라모네다에서 열린다. 아옌데 전 대통령 가족 망명지인 멕시코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비롯해 구스타보 페트로(콜롬비아)·알베르토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루이스 라카예 포우(우루과이) 등 중남미 국가 정상도 참석한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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