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다음은 나?'…잇따른 쿠데타에 아프리카 집권자들 '긴장'

입력 2023-09-12 16:22  

'혹시 다음은 나?'…잇따른 쿠데타에 아프리카 집권자들 '긴장'
카메룬, 르완다 등 각국서 '군부 개편·숙청'…쿠데타 차단 나서
"아프리카 빈곤·문맹률이 쿠데타 가능성 높여"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최근 아프리카에서 쿠데타가 잇따르자 현지 집권자들이 평소 신뢰하던 군부를 바짝 경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메룬, 기비니사우, 르완다, 우간다,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국가 지도자들은 최근 주변국들의 쿠데타 발생을 의식한 듯 군 지휘 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폴 비야 카메룬 대통령은 지난달 이웃 나라 가봉에서 군사 반란이 일어난 지 몇 시간 뒤 부랴부랴 자국 국방부에 안보고문 여러 명을 새로 임명했다. 우마로 시소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도 신규 보안 책임자 2명을 배치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장군 12명과 고위 장교 최소 600명을 퇴역시켰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최장수 경찰청장 케일 카이후라 등 장군 11명을 퇴역 조치했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지난달 고위급 군인과 경찰 여러 명이 줄리어스 마다 비오 정부를 전복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런 숙청과 군부 개편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지난 3년 동안에만 쿠데타가 8번이 벌어지는 등 역내 정치적 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단행됐다.
아프리카에서는 2020년 이후 말리, 부르키나파소, 기니, 차드 등 국가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니제르에서 군사 정변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가봉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해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이 축출됐다.
이에 그간 서방에서 고급 교육을 받은 군부 엘리트들이 미국·유럽과의 관계 강화, 이슬람 무장 세력에 맞선 방어력 구축 등 핵심 역할을 수행했으나 이제는 그들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잠재적 위협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빈곤, 문맹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지닌 고질적 문제도 쿠데타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르완다 야당 지도자 빅투아르 잉가비레는 "많은 국가에 만연한 빈곤과 불평등이 고위 군 장교 가족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일부 아프리카 지도자는 잊고 있다"면서 "나는 이런 쿠데타 물결이 확산해 더 많은 정권을 무너뜨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곡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식량 가격 급등 등 경제적 문제가 악화했고, 이에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쿠데타에 취약해졌다고 WSJ은 설명했다.
현재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빈곤층 인구는 약 4억4천만 명으로 2015년 이후 3천만 명 증가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높은 문맹률도 사회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투자기업 'FIM 파트너스' 소속 거시 전략 책임자 찰리 로버트슨은 "성인 문해율이 40% 미만인 국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고 정치 지도자들이 인기를 유지할 수도 없다"면서 "장기 집권한 지도자들은 군의 충성심을 걱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군부 충성도를 유지하기 위해 교육이나 복지 등 핵심 분야보다 군 장교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할 처지라고 로버트슨은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 연구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서 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 위험을 평가하는 피터 스크리반테는 "추가 쿠데타가 확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우리 (분석) 모델에 따르면 향후 18개월 동안 쿠데타와 통치 시스템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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