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강진] '72시간 골든타임' 지나도 필사의 구조작업…희망의 근거는

입력 2023-09-12 17:45   수정 2023-09-12 17:45

[모로코 강진] '72시간 골든타임' 지나도 필사의 구조작업…희망의 근거는
2월 튀르키예 지진 때 14일째까지 생환…"골든타임은 통계적 의미, 생사기준 아냐"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모로코를 덮친 강진이 12일(현지시간) 발생 닷새째를 맞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필사의 수색·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지진 발생 이후 인명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전날 밤 11시께 지났지만, 과거 지진에서도 열흘이 넘긴 후까지 구조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21세기 최악의 지진 중 하나로 기록된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에서도 기적과 같은 구조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건물 붕괴 현장에서 40대 부부가 구조된 것은 2월 19일로, 2월 6일 새벽 지진 발생 후 14일째이자 296시간 만의 구조 사례로 기록됐다.
전날에는 안타키아에서 14세 소년을 포함해 3명이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들을 비롯해 지진 발생 후 열흘이 지난 시점에도 더는 생존자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뒤집고 극적인 생환 소식은 꾸준히 이어졌다.
당시 지진에서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한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의 가장 마지막 구조 사례도 지진 발생 6일째이자 136시간 만인 2월 11일이었다.
생존자들은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열흘 넘게 버티면서 소변까지 마셨다고 증언했다.
지진 외에도 건물이나 광산 붕괴 등 사고 현장에서도 유사한 생존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2010년 8월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구리 광산 붕괴 사고 당시 33명의 광부가 매몰 후 69일 만에 전원 구조되기도 했다. 이들은 지하 700m의 갱도에서 소량의 비상식량을 나눠 먹으면서 생존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1월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에서 광부 2명이 지하수를 마시면서 연명한 끝에 매몰 후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생환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는 박승현(당시 19세·여)씨가 377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돼 국내 최장 시간 매몰 후 생존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구조된 이들이 무너진 잔해 틈에서 소량이나마 수분과 식량을 섭취할 수 있다면 상당히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고 평소 건강 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면 극한의 조건에서도 열흘 넘게 생존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72시간을 통상적으로 골든타임으로 보는 것은 생존의 절대적 기준이 아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기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거 지진 사례들을 종합했을 때 이 시간이 지나면서 매몰자들의 생존율이 급감했다는 의미로, 이후로는 생존자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모로코 강진에서도 향후 생존자가 많지는 않겠지만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이번 지진이 겨울철과 같은 생존에 불리한 시기에 발생하지 않은 것도 불행 중 다행으로 봐야 할 부분이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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